요즘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는 공익광고협의회의 캠페인광고 카피다. 첫 장면은 서로 시비를 가리기 위해 목청을 높여 싸우는 모습을 그래서 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외국인을 무심히 치고 지나며 사과 한마디 없는 흔한 우리의 모습을 통해 국제적 소양을 갖추자고 한다, 마지막엔 우리가 외면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외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보다 약한 이들과 따뜻한 눈으로 마주보자고 얘기한다. 이모든 것을 실천하고 좀 더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모습으로의 변모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한다. 안타깝게도 이 모든 풍경은 오랜 동안 옆을 돌아보지 못하고 앞으로만 달려,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힘겨웠던 시간들의 결과다. 또 현재 우리의 팍팍한 삶의 반증이기도 하다. 도심에 사람은 넘쳐나 서로에게 무심함은 물론이고 혹여 자신에게 작은 피해라도 가해질까봐 움츠러든 어깨와 눈치 보며 구르는 눈동자는 참으로 우리를 작게 만든다. 이런 위축된 삶에 공공디자인은 분명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디자인의 유효성을 인식시킨 디자이너와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목적성을 잊고 지나치게 외적인(시설물) 것에만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공공디자인은 다수의 생활 속에 디자인을 통한 다양한 문화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구성원에게도 그에 따르는 책임이 주어진다. 지금의 공공디자인은 그 특수함으로 해서 지나치게 문화유형이나 트렌드를 무시하거나 객관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문화적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공공디자인의 가장 난점인 주관과 객관의 적절한 적용이 공공디자인을 쾌적하고 안전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다. 공공디자인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서로에게 배려하는 바람직한 사회를 유도하는데 있다. 바로 예(禮)를 완성하는 공공디자인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공공디자인을 실천한 여러 나라들은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여 설치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공공디자인 수요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 창출을 이루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된 공공디자인 열풍의 롤모델이 되었던 유럽국가들 중 '똘레랑스'의 나라 프랑스가 있다. ‘똘레랑스’는 서로의 정치적 의견, 사상, 상대방의 이념등을 존중하며 자신의 사상, 이념도 인정받는 프랑스 사회의 암묵적 사회규범이다. 이런 사회적 약속으로 모든 디자인의 성격이 독일이나 영국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많은 대비를 이루는데 고대부터 여러 가지 문화를 수용한 나라답게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으로 예술성을 공공디자인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프랑스의 독창적인 공공디자인은 디자인 수요자에게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공공공간을 제공한다. 프랑스와 더불어 ‘디자인의 도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그들의 디자인 능력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로써 온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주목하는 세계적 디자인 도시로 거듭났다. 바르셀로나의 공공 디자인에 특성은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그 기본으로 하고 있다. 사람만이 아닌 또 자연만이 아닌 조화된 공공디자인이 결국 모두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 예라고 평가 할 수 있다. 유적지의 사인은 나무나 구름 모양 등 주변 풍경에 충실하되 디자이너의 의도를 담고 있다. 또한 바르셀로나에는 풍광 좋은 곳마다 조형성이 뛰어나게 디자인 된 의자가 설치되어 주변의 명소나 건물을 감상하며 이곳에서 여유로운 소통의 장을 연출한다. 이렇게 사회구성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공디자인은 디자인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대화와 이를 통해 배려와 희생이라는 공공의 논리를 논의를 통해 이끌어 낸 결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도시아이덴티티를 통해 그 어느 도시보다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써 도시공공디자인을 전개하는데 그 접근이 쉬웠다. 바르셀로나의 도시공공디자인을 위한 아이덴티티의 컨셉은 ‘바르셀로나 아름답게 가꿔요’, ‘바르셀로나 깨끗해져요’, ‘바르셀로나 잘 해봐요’로 바르셀로나 자체를 브랜드화 하였다. 그리고 ‘B design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그 가치를 극대화하며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바르셀로나의 심볼인 ’B'(Barcelona)의 활용은 다분히 감성적이며 지적이고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 같은 전개로 다른 도시들에 충분한 감동을 주었다.
공공디자인은 도시디자인을 비롯해 공원, 광장, 버스 승강장, 쓰레기통, 보도, 가로등, 벤치, 광고물, 교통사인, 여권, 경찰제복, 환경미화원유니폼, 각종 서식류, 화분, 분수, 파킹미터, 자전거 거치대, 쓰레기통, 게시판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공공디자인은 많은 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공영역의 공공성과 그 문화적 가치를 사회 구성원에게 제공하여 보다 행복한 삶의 형태를 갖도록 해야 한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공, 공공과 공공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공공디자인은 개인과 구성원의 의식을 바꾸는 사회문화운동임을 인식한다면 더 달라지고, 더 가까워지고, 더 뜨거운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