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서구의 여러 나라들은 디자인을 통해 상품과 국가의 브랜드를 높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가의 미래에 부합 할 수 있는 도시디자인의 가치를 정책화 하려고 한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한 도시디자인은  도시경관에서부터 공공환경 및 시설물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아름다움만을 위한 디자인'과 '살기 좋은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구분되어져 상호 충돌한다. 만들어진 모든 인공물은 시간의 흐름과 공간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낡거나 쇠퇴해 간다. 역사에 존재하는 세계의 모든 도시들은 흥망성쇠라는 생성과 몰락의 과정을 거쳐 왔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도시는 -이 시대의 디자인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가? 도시조형물로 포장된 '도시 공공디자인'은 사물과 현상에 내재된 고유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가? 라고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한 21세기 도시디자인의 적합한 방향과 개념을 필요로 한다.

공공 디자인이란 도시환경의 심미적, 상징적, 기능적 가치를 높임으로 이용자들의 삶의 질적

한 도시의 디자인이 성공 하기위해서는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이 동시에 필요로 한다. 실제로 새로운 도시가 유령도시 이상의 무엇인가가 되고자 한다면 수십 년의 세월을 필요로 한다. 동시에 세계화된 시선과 지역적 정서가 동시에 교감해야 한다.

수 천년전 그리스의 도시국가들과 로마는 도시발생을 통한 집단의 공유적 장소를 만들었으나 봉건제도와 농경사회 발달에 의해 도시자체의 몰락을 가져왔다. 중세에 이르러 생업을 위한 시장과 상업의 발전은 수많은 유럽의 도시의 원형이 만들어지게 된다. 18-19세기의 도시들은 산업화 시대의 조건에 맞는 도시들이 성장하게 된다. 영국의 멘체스트, 리버풀, 독일의 루어게비트 20세기 한국의 태백시 등이 대표적인 공업과 탄광의 도시이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새로운 조건과 환경을 요구하면서 1970년대 이후 기존의 산업도시들이 쇠퇴하기 시작한다.

특히 20세기 모더니스트 건축가들에 의해 편의성과 쾌적성을 갖춘 신도시플랜은 이상을 현실화 하는 그 자체였으며 미국의 라스베가스나 로스엔젤레스 같은 계획도시가 그 실현의 장소였다. 그러나 그 이전의 산업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모순된 문제를 해결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의 문제들을 유발함으로서 또 다른 도시문제를 만들어낸 실패의 장소가 되었다. 영국의 밀턴 케인즈시와 1960년대 일본 동경 인근의 다마 신도시 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표방하면서 건설되었으나 불과 30년도 안되어 도시 자체의 물리적 환경이 낡게 되고 거주자 들이 늙게 된 것을 인식하게 된다. 당시 편리하고 쾌적했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불편하고 흉물스러워 졌다.

21세기 도시공간은 새로운 조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편리함과 쾌적함 보다는 생태적이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친환경, 장소의 활성화,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 그리고 ‘낡고 늙어가는 그 자체가 장소에 자연스럽게 지층화되는 건강한 도시에 살고 싶어 한다’.

인터넷, 미디어매체 등의 첨단 기술의 발전은 집단과 개인의 사회적 소통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하게 했다.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 익숙해져왔던 사회적 관습과 규범 등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

고밀도화한 도시공간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화석연료와 고비용 에너지, 토지개발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여 지구 공동체 환경의 파괴를 초래하고 있다.

‘부조화와 불연속의 도시들은 균질성과 편리성이라는 착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균질성과 편리성은 소비의 계층화를 통해 욕망의 형상으로 철저하게 위장하고 있다. 건강한 도시가 추구해야하는 공동의 공간은 소멸되고 쾌락과 왜곡의 공간으로 변해있다. 사는 곳이 소비하는 대상이 되었다’ 라고 일본의 우치다 류조 內田陸三 는 도시주변부의 사회학에서 규정하고 있다.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의 공간이 아니라 욕망과 쾌락의 아름다움만 존재하는 곳에 우리는 머무르고 있다

도시디자인의 진정성은 부족한 것 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가치의 추구가 일상생활의 아름다음과 고귀함, 그리고 삶의 풍족함을 제공 해 줄 수 있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을 통해 국가, 도시, 장소, 지역, 역사 등의 브랜드 및 새로운 시대의 기준에 적합한 가치가 만들어짐으로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구축되어질 수 있다. 첫 번째는 생태성과 친환경 사회를 위한 생활 행태 변화는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한계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지구온난화 등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세계인의 경제 구도와 삶의 패러다임을 변화 시켰으며, 이후 녹색산업의 세계는 이전의 소용량 소규모에서 대용량 대규모 시설과 사업으로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신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경쟁력이 달라 질 수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대형 풍력발전사인 VESTAS사,청정연료인 연료전지 시스템과 활용범위의 확대, 태양광회사인 중국의 SUNTEC, 일본의 HOTOKU사 등이 우리들이 친숙해야 할 이름들이다.

두 번째로는 도시재생에 의한 경제 활성화가 일어난다. 재생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대단위 장소와 공간, 군별 및 단위건물의 노후와 기능의 상실에 의해 버려진 곳들이 새로운 생명과 활력을 제공함이다.

세 번째로는 사용자, 보행자 중심의 가로디자인 을 통한 상권 활성화를 촉진하게 된다. 선형 도로의 특성상 통과하는 길에서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줌으로서 재래시장의 특성화 및 중소상권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도시는 이질적인 집단과 개인의 집합이다. 도시공간의 장소적 위치성과 디자인의 폭넓은 결합적 행위를 통해 “일상의 미학”이 보편화 하는 시대에 삶의 질이 높아져야한다.

“실용의 미학”으로서의 도시디자인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①단순한 디자인

②High-Technology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③사용자 및 인체공학에 기반한 디자인

④사회적 수요와 가치에 적합한 디자인

⑤도시공간에서의 공공미술

⑥도시재생

⑦조화(Ensemble)에 의한 '지속가능한 일상의 장소'

⑧장소성(Site-Specific), ⑨시대정신(Zeitgeist)의 실천.

이러한 명제를 실현하기위하여 도시환경과 디자인이 주고자 하는 소통언어와 방법론에서 다양한 경로와 구조가 작동함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도시의 가독성, 도시공간과 사물 사이에 불명확한 경계선이 존재하고 외부자로서의  관람자(방문자)와 내부자로서의 사용자(거주자)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체계적으로 잘 전달 해줌으로서 읽기 쉬운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두 번째 도시의 활성화, 외부자로서의 관람자(방문자)와내부자로서의 사용자(거주자)들을 어떻게“참여”하게 하는 방법론의 제시이다. 장소와 사람의 상호 작용과  행위유발을 촉진해 주는 곳, 통과하는 선형적 구조에서 머물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열려있는 집단의 집합의 광장형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세 번째 도시의 지속성, 일상 삶 속에서 인간의 순수한 감성과 감동의 잔영을 내부자와 외부자의 사이에서 집단의 추억과 개인의 장소를“발견” 하게 해주는 곳으로서 오래된 곳과 새로운 것들의 조화와 집합의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세가지 방법의 도시디자인을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이 시대의 문제들 - ‘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까?’ 라고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디자이너는 도발적인 대안으로 우리를 만나게 하거나 참여 하게한다. 무언가 다른 것을 시도하고 오래된 전통과 익숙한 관습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의식 세계는 진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