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 경영학 박사. 철학박사, 자의누리 경영연구원
2023년 10월 CEO서평의 주제는 <대전환시대의 생존전략>입니다. ‘변화’와 ‘전환’이라는 두 개의 단어를 구별해봅시다! ‘변화’는 중심질서는 유지된 채, 어떤 노력에 의해 다시 원상태로 ‘복귀 혹은 회복’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침체할 때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면 경제가 회복됩니다. 길게 보면 산업혁명, 짧게 보면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격변과 사건들이 있었지만 결국 세계 경제는 회복되고 인류는 성장해왔습니다. 이런 게 바로 변화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변화가 완전히 다른 세계로 가는 전환입니다. 2023년 들어 세계은행과 IMF가 공히 경고했듯이 2020년대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저출산 고령화와 가계 부채 문제로 한국 경제의 일본형 장기 불황 돌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에 고도성장기의 전략 패러다임에서 저성장기에 적합한 전략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탐욕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소득 구조의 양극화 심화, 2020년대 초반의 코로나 팬데믹 위기,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 등으로 인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국내외적으로 거세지면서 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 ESG 경영이 화두로 대두한 점도 한국 기업이 전략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더욱 높여 주고 있습니다.
저성장, 글로벌 초경쟁, 공급망 대전환,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인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혼란기를 맞으며, 한국 기업들은 ‘대전환시대의 생존전략’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패러다임 대전환' 송재용 외 13명 지음, 자의누리, 2023.
1. 책 소개
2008년 이후 세계 경제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다시 한번 강타했다. 또 2020년대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지식기반 네트워크 경제 내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게임의 룰 내지 경쟁의 규칙 자체가 변화하고 있고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인한 기존 산업에서의 글로벌 공급과잉과 초경쟁 현상도 거세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모방과 점진적 개선 위주의 ‘빠른 추격자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전략 패러다임을 혁신 기반의 시장 선도자 전략으로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중요한 전략적 변곡점에 직면하게 됐다.
미래 환경에서의 경쟁우위는 창조적 퍼스트무버 전략에서 나오며 패스트 팔로워나 패스트세컨드는 생존마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치명적 경쟁력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신속하게 21세기 미래 환경이 요구하는 ‘상시 창조적 혁신’으로 전략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엄격한 수직적 위계질서를 탈피해 창조적 혁신에 필수적인 수평적이고 다양성이 강조되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양적 규모성장 추구에서 벗어나 질적 시장주도권을 확보하며, 내부 역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 네트워킹과 개방적 생태계 경쟁을 추진해 플랫폼 리더십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리경영으로 표현되던 치밀한 수직적 통제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신속하고 과감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발견하는 역동적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규제나 제도 또한 기업들의 과감한 창조적 시도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개혁하고 우리나라 전체가 상시 창조적 혁신의 플랫폼이 되는 국가혁신시스템(national innovation system)의 구축도 필요하다. 포스트 팬데믹 패러다임 변화 시기, 중요한 변곡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로를 찾고 싶을 때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2. 저자 송재용 외 13명
에디터 겸 대표저자 : 송재용
- Pennsylvania대 와튼 스쿨에서 박사 취득 후 미국 Columbia대와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서울대 경영대 아모레퍼시픽 석학교수로 임명되었다.
- 미국경영학회 (Academy of Management) 국제경영분과 회장, 한국전략경영학회 회장,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과 경영연구소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및 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의 석학종신회원 (fellow)으로 선출되었으며, FT 톱 저널인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의 에디터였다.
- 한국경영학회 중견경영학자상, 매일경제 정진기언론문화상, 서울대 연구상, 서울대 교육상, 미국경영학회 및 유럽국제경영학회 최우수박사논문상을 수상했으며, 매일경제는 ‘한국의 경영구루 10인’으로 선정했다.
3. 책에서 재미있는 구절
지금까지 재계 및 학계에서 강조해온, 사업 차원 전략이나 기업 차원 전략의 수많은 예들을 잘 실행하더라도,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유지하거나 확보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 보인다. S&P500 상장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58년 61년이었지만, 1975년에는 22년으로 급감하였고, 2027년에는 12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ortune 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업의 흥망성쇠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2011년 이후 10년간 Fortune 500에 포함된 기업 중 164개가 교체되었다. 개별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통해서도 유사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2011년 Fortune 500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 가량을 차지했던 쉘(Shell), 엑슨모빌(ExxonMobil), 쉐브론(chevron),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등 석유화학 업체들은 10년 뒤인 2021년에는 상위 10대 기업에서 대거 탈락했다.
세계경제의 굴곡, 산업별 특성, 국가별 거시경제환경 변화, 글로벌화에 따른 환율 문제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물론 많이 존재하지만, 얼핏 보기에도 소위 말하는 ‘초우량’ 기업들의 견고한 성장을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경쟁우위의 종말’을 얘기하면서 차라리 일시적 우위(transient advantage)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현실적(!)인 의견이 학계에서 등장하기까지 한다.
4. 서평
세계화와 시장간 경계파괴, 기반기술의 혁신 가속화와 이질적 사업분야나 기술 분야 간 융복합화,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 포스트 팬데믹 상시 위기 상황 등 최근의 네 가지 환경변화는 우리가 지난 100년간 당연시해왔던 전략경영의 지식과 노하우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서 이런 거대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 적이 있을까?
이런 절체절명의 패러다임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환경이 요구하는 새로운 전략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뿐이다. 끊임없이 격변하는 환경이 요구하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경쟁우위를 신속하게 창출하는 ‘상시 혁신’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항상 혁신하라. 말은 쉽지,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해야 생존할 수 있다. 기업의 체질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5. 같이 읽어야 할 책
- '비욘드 디스럽션, 파괴적 혁신을 넘어' 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 권영설 옮김, 한국경제신문, 2023.
- '언러닝' 배리 오라일리 지음, 박영준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3.
- '수축사회 2.0: 닫힌 세계와 생존 게임' 홍성국 지음, 메디치미디어, 2023.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