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간유리음영결절, 폐암일까?

전선하 기자 ㅣ seonha0112@chosun.com
등록 2023.10.04 14:23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안재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안재원

얼마 전 언니에게서 문의가 왔습니다. 지인의 남편께서 검진 결과 폐암이 의심 된다 하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라는 것이었습니다. 의사인 제가 알아볼 수 있는 일이니 일단 영상자료를 보자고 했습니다. 확인한 영상에는 짐작한 대로 작은 간유리음영결절이 관찰되었고, 마침 수년전에 찍은 영상 자료가 있어 비교해보니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착실히 추후 검사를 진행하시다가 혹여 커지면 그때 손쓰셔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거라 전해드렸습니다.

문득 2-3년 전 언니가 우연히 찍었던 흉부촬영 사진에서 작은 음영이 발견되어 깜짝 놀랐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선량흉부CT로 확인해보니 바로 간유리음영결절 이었습니다. 영상을 판독하다 보면 드물지 않게 보는 소견이었지만 막상 제 사랑하는 언니가 그러하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본인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걱정 말라고 호기롭게 얘기했지만, 아무렇지 않을 순 없어 여기저기 물어보고, 최신 저널도 검색하며 한동안 괜시리 혼자 애태웠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그 이후 더 커지지는 않고 있어 계속 추적 관찰 중 입니다.

의사라는 저도 막상 가까이서 그런 소식을 들으면 놀라고 걱정이 많아지는데, 일반적으로는 얼마나 더 놀라셨을까 싶은 생각에 성의껏 말씀드렸으나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오늘도 저선량흉부CT를 판독하다 간유리음영결절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것은 언니나 지인분과는 다르게 고형 부분이 섞여있는 복합간유리음영결절로 암으로의 진행 확률이 보다 높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리라 기대해봅니다.

건강검진의 증가와 더불어 비교적 간단하고 방사선 노출도 적은 저선량흉부CT 검사가 많아지면서, 폐암의 전조일 수 있는 간유리음영이 종종 발견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덜컥 겁을 먹고 불안해하지만 실체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단 크기가 1cm 이하인 간유리음영일 경우 저선량흉부CT(Low-dose CT)로 추적 관찰 하면 됩니다. 대부분은 잘 자라지 않으나 혹여 추적 관찰 중 크기가 커진다 한들 대부분의 간유리음영결절로 생긴 폐암은 예후가 아주 좋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한편으로는 6mm 이상의 고형 부분이 섞여있는 복합간유리음영의 경우 빨리 자라고 폐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cm 이상의 간유리음영은 폐암의 가능성이 높아, 좀 더 자세한 진단 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간유리음영결절을 진단받은 경우, 대부분의 예후는 아주 좋으므로, 경험이 많은 의사와 저선량흉부CT 추적검사를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불어 폐암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흡연을 중단하고,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미세먼지, 작업장의 분진이나 유해물질 등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더불어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갑상선암 등 가족력이 있으면 간유리음영결절이 발견될 확률이 더 높으므로 간헐적으로 저선량흉부CT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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