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정윤주
비만은 체지방의 과도한 증가로 인해 대사 이상이 유발된 상태입니다. 체지방이 정상을 벗어난 상태를 뜻하므로, 체중이 높다고 해서 모두 비만은 아닙니다. 따라서 비만 평가는 체지방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나 실제 체내 지방을 직접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으로 평가합니다. 비만 평가를 하기 위해 흔히 하는 간접 측정법은 체질량지수법, 허리둘레 측정법, 피부주름두께 측정법, 전기저항체지방 측정법 등이 있습니다. 이중 키와 체중을 이용해 비만 정도를 평가하는 체질량지수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합니다. 성인 비만은 25kg/㎡ 이상이며, 25.0~29.9kg/㎡ 는 1단계 비만, 30.0~34.9kg/㎡ 는 2단계 비만, 35kg/㎡ 이상은 3단계 (고도)비만으로 구분합니다. 또 허리둘레 측정은 복부 비만 평가에 유용합니다.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인 경우 복부비만으로 진단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2021년기준으로 남성 46.3%, 여성 26.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도 비만의 증가 추세가 가파릅니다.
비만이 불러오는 질환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2형 당뇨병, 뇌졸중, 담낭 질환 및 지방간, 대장암, 담낭암 등 악성 질환, 수면 무호흡증, 관절통, 불임, 심리적 위축이나 우울 등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렇듯 비만은 여러 질환을 유발하고 사망률을 증가시키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 관리가 중요합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첫번째 할 일은 체중감량을 위한 목표 설정입니다. 체중은 6개월내 체중의 5-10%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60kg 성인의 경우 6개월동안 3~6kg를 감량하여 유지하면 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는 경우 체중감량 목표나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나, 첫 번째 목표 설정은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낮은 목표 설정은 심리적 저항감을 줄이고,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 5% 정도의 체중 감량에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체중 감량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식이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본인의 식습관 평가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과일 등 간식 섭취가 많은지, 야식이나 회식이 잦은 경우인지 살펴보고 식사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맛이 많이 나는 음료수나 튀긴 음식 등 안 좋은 음식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시고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를 늘리십시오. 저열량식, 저탄수화물식, 저지방식 또는 고단백식, 간헐적 식이제한 등 다양한 식사 방법이 있으므로 본인 식습관을 평가한 후 가장 편한 식사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단, 극단적 식이 제한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므로 권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주당 150분 이상, 혹은 주 3~5회 유산소운동과 주 2~4회 근력운동을 병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안이며 개인의 심폐기능이나 관절 건강 상태에 따라 운동량은 조절하면 됩니다. 운동 요법을 통해 추가 체중감소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추가적인 체중 감소가 있지 않더라고 혈압, 고지혈증, 심폐기능이 개선되고 체중감량 후 다시 증가하는 것을 예방합니다.
그 외 식사나 신체활동과 관련해 잘못된 습관적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행동수정요법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식사, 운동, 체중 변화를 기록하는 자가 모니터, 체중 감량 목표 달성 후 자기 보상, 식사 속도 조절, 영양 지식 교육,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명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행동수정요법이 익숙해질 때까지 의사나 전문가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행동수정치료는 체중 감량 후 바로 중단하지 말고 최소 1년이상 꾸준히 받는 것이 체중 유지에 더 효과적입니다.
이전에 비해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 나오고 있고 수술적 치료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사 요법과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교정은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고 대사성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비만 치료를 위해 생활습관 개선과 같은 비약물적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