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의 글로벌인사이트> “中 경제위기, 日 ‘잃어버린 30년’과 다르다”

정상혁 기자 ㅣ digihyuk@chosun.com
등록 2023.08.22 18:13

지난 8월 15일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베이징 퉁저우구 아파트 건설 현장 앞에서 시민들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 이벌찬 조선일보 기자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가 미국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비구이위안(碧桂園)은 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았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자 중국경제 전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7월 시장공업생산증가율은 3.7%로 6월(4.4%)에 비해 떨어졌고, 소비 증가율도 2.5%로 전월의 3.1%보다 둔화했다.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각각 -9.2%, -6.9%로 나란히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중엔 중국 경제 침체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990년대 초반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는 ‘잃어버린 30년’ 현상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20일 중국 매체 인민망은 “중국은 복철(覆轍)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복철은 수레가 뒤집힌 자리라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가리킨다. 이 매체는 “일본의 실패는 오히려 중국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 전문가들이 30년 전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대차대조표 불황 사례를 들어 중국 붕괴론을 얘기하고 있지만 양국엔 큰 차이점이 있는데 첫째는 IT혁신 수준과 둘째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대규모 양적완화 금융정책이 경제성장을 가져오지 못한 것은 일본의 기술혁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중국 IT기술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해 있어 이번 경제 위기를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중국 대학과 기업의 특허 수는 미국을 추월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해 있다.

인민망은 “중국의 연구개발과 제조 분야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시장은 크고, 자본은 여유가 있다”며 “과학기술 성과를 시장 상품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국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자심감에 있어 중국인이 일본인보다 훨씬 높다”고 말하고, 중국인들은 “해법은 항상 문제보다 많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일본에선 이런 얘기를 듣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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