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생리 이상은 여성 건강 점검을 위한 신호

강동현 기자 ㅣ kangdong@chosun.com
등록 2022.07.13 14:37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산부인과 박세나 교수

코로나19 감염을 직접 겪거나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여성들 중 생리와 관련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건강검진을 위해 오시는 수진자 분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그리고 이미 폐경이 되었는데도 다시 생리를 시작하는 등 각양각색의 이상 증상들을 경험하고 있어 이로 인해 많이 불안해하시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통계에서 2021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 신고된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이상 자궁 출혈은 3500여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통계는 신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보고되지 않은 케이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미국은 15만 건, 영국은 3만 건이 넘는 부정출혈과 생리불순이 보고되었습니다. 함께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동시대의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이러한 생리불순과 생리양의 변화를 야기하게 되는 원인과 메커니즘에 대하여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몇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생리 자체도 큰 틀에서 보면 면역 반응의 일종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유발되는 강력한 면역시스템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면역계의 변화로 나타난 면역세포가 난소나 자궁 내막으로 진입하여 부정출혈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생리 주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 생리 자체가 뇌하수체의 영향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한 과정인데, 이 시기에 접종한 백신으로 유발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발열과 통증 등 동반 증상의 영향도 무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원인은 직접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이상 생리 반응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들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지금까지의 각종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생리과다를 경험한 사람이 백신접종 전 보다 2배로 증가하고, 생리통을 경험하는 사람도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 후에 더 많아지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또한 생리기간이나 생리 직후에 접종을 받는 경우, 질병이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더 잘 나타났으며, 직접 코로나19에 걸린 경우에는 감염증상과 합병증이 있을수록 생리주기의 변화도 점점 심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선근증, 근종, 자궁내막증, 다낭성 난소 등 이미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출혈량이 더욱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연구 대부분에서 백신 또는 감염 관련 증상들은 일시적이며, 대부분 2달(생리주기 2cycles) 내에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현재 밝혀진 바로는 이러한 이상 변화는 영구적이 아닌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2년 1월 미국 국립 보건원인 NIH에서도 접종받은 여성들의 생리주기가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인정하였지만, 이런 변화는 일시적이고 정상 변이 범주 내에 들어간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또는 감염으로 인한 이상 질 출혈,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갑작스런 변화에 불안해하지 말고, 우선적으로 증상을 일으킬만한 다른 원인이 있는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인과 검사는 단순해서 기본적인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와 자궁 난소 초음파만으로도 거의 대부분의 질환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원인이 있다면 원인을 치료하고, 다른 원인이 없는 것이 밝혀진다면 생리주기 2cycles 정도 기다려보는 것이 권유됩니다.


숨겨져 있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여 미리 치료할 수만 있다면 반갑지 않은 이상 증상도 여성 건강 점검을 위한 고마운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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