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부초음파 검사 익숙해지기

오경희 기자 ㅣ okhee@chosun.com
등록 2021.05.26 09:18 / 수정 2021.05.26 09:19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

초음파는 종합병원은 물론 개인의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진단기기이다. 실제로 검사법이 간편하고 무엇보다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점에서 좋은 검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초음파 검사는 상복부초음파, 갑상선초음파, 경동맥초음파, 유방초음파를 포함한 총 7가지 초음파 검사항목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 초음파 검사인 상복부초음파 검사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오전에 검사하기로 했다면 검사 전날부터 준비해야 한다. 검사 이전에 최소 8시간 이상의 공복이 필요하다. 실제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상복부초음파 검사를 하다 보면 장기가 잘 안보이고 음식물이 위장관에 가득 차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금식 여부를 확인해보면 전날 자정 12시 전에 야식을 먹고 9시간 이상 금식을 했으니 충분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경우가 있다. 식사 후 바로 수면하게 되면, 금식시간이 충분한 것 같아도 공복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날 야식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상복부초음파 검사에서 공복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음식을 섭취할 때 들어가는 공기 때문인데 공기가 위장관에 차 있으면 췌장, 담관, 담낭 검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껌을 씹는 것도 공기가 들어갈 수 있으므로 금식 중에는 피해야 한다. 공복이 필요한 두번째 이유는 담낭 검사를 할 때 공복상태에서 담낭이 충분히 팽창을 해야 작은 결석이나 용종이 잘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다량의 물을 섭취하게 하여 공기를 없애고 물로 채운 위를 음창(sonic window)으로 췌장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 당일 건진센터에 도착해서 안내를 받고 들어간 초음파 검사실은 왜 이렇게 어두운 것인지 꽤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검사실 내부가 어두운 이유는 초음파 검사가 기본적으로 흑백영상을 기본으로 하는 검사인데, 검사자의 눈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흑백강도의 미세한 명암 차이를 구별하며 실시간 판독을 하게 하기 위함이다.

일단 검사를 받으려면 침대에 누워야 하는데 옆을 보니 커다란 컴퓨터처럼 생긴 장비가 보인다. 이것이 초음파 기기이다. 초음파 기기가 컴퓨터랑 약간 다르게 보이는 점은 트랜스듀서라는 장비가 추가로 있다는 것이다. 초음파의 기본원리는 트랜스듀서가 초음파를 생성해서 인체에 전달한 후 인체에서 되돌아온 초음파를 트랜스듀서가 다시 받아서 영상화한 것이다.

트랜스듀서라는 장비가 초음파 검사 받을 때 직접 몸에 접촉하게 되는 기기부위이다. 어두운 초음파실로 들어와 누운 뒤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몸에 겔(젤)을 바르는 것이다. 겔(젤)을 쓰는 이유는 수검자의 피부와 트랜스듀서 사이의 공기를 제거해주기 위함이다. 공기가 중간에 있으면 초음파가 체내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트랜스듀서로 전달도 되지 않는다. 공기는 초음파검사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장내가스가 많을 때는 복부초음파 검사 진행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검사 중에 공기가 많이 주입 될 수 있는 내시경 검사는 복부초음파 검사 이후에 할 수 있도록 한다. 겔(젤)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트랜스듀서가 몸 표면에서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종종 겔(젤) 사용을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충분한 양의 겔(젤)을 쓰는 것이 실제로 검사에 중요하다. 상복부초음파는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진행 되는데, 수검자의 몸을 돌려가며 왼쪽이나 오른쪽을 비스듬히 위로 올려서 검사를 한다.

이렇게 하면 자세에 따라서 장기와 장내가스가 움직여 지는데, 공기로 인해 검사가 방해 받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또 검사 중 심호흡을 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횡격막을 아래로 내려서 간이 갈비뼈 아래로 내려오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복식호흡, 즉 배를 내밀면서 호흡을 들이마시는 방법이 좋은데 수검자에 따라서는 종종 심호흡할 때 배가 오목해져서 오히려 검사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또 초음파 검사 도중에 트랜스듀서로 복부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피부에서 심부 장기와의 거리를 줄여 잘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고, 위장관내 가스를 밀어내어 일시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기는 간, 담관, 담낭, 신장, 비장, 췌장머리와 췌장체부의 일부이다. 누구나 건강을 지키고자 한다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인 상복부초음파 검사와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상복부초음파 검사할 때 몸이 축축해 져서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검사과정을 이해한다면 좀더 편안하게 검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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