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경제탐사] 중국 기업은 빚이 많아도 안 망한다? 민영기업 인수하는 국영기업들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19.12.06 15:14

[김정호의 경제탐사 주요내용 요약]


안녕하세요? 김정호의 경제탐사. 오늘은 중국 부채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부채가 많다는 것은 잘 아시죠? GDP의 160%에 달합니다. 기업 부채로 세계 최고 수준이죠. 그런데도 부도가 안 났는데 최근에 부도나는 기업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산동성의 철강 중심 그룹인 시왕그룹이 디폴트에 처했습니다. 제 날짜에 빚을 못갚은 것이죠. 이번 주에는 북대방정집단유한공사와 디스플레이 기업인 동욱광전이 디폴트를 선언했습니다. 대형 기업들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11월 이후에 15개의 대형 기업들이 부도에 이르렀습니다.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서로 상호지급보증을 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산동성 시왕그룹이 부도가 나니까 인근 지역 다른 기업들의 채권 가격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액수는 작년에 이어 US 달러로 1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에 270억 위안 수준이던 것이 2018년에 1200억 위안을 넘어 섰습니다. US 달러로 환산하면 170억 달러 수준입니다. 올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금액은 4조 달러 규모의 전체 부채 규모에 비하면 0.5%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 동안 웬만하면 정부가 부도를 막아주어왔음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변화인 셈이다. 중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국유이거나 또는 국유와 비슷. 그러니까 기업의 부도를 내는 것은 정책적 결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중국 정부가 기업의 부도를 용인하고 있다는 말인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11월 25일부터 시진핑의 경제정책 영도력에 대한 미니시리즈를 시작했는데요. 그날의 방송 내용이 경제건설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채권자위원회를 신설해서 빚 못갚는 기업들을 구조조정해나가겠다는 내용이랍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부채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해왔는데요. 이제 부채 위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어서 주목할만 하다는 것이죠.


이런 변화를 보고 중국의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찾아가는 것 아닌가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즉 부실한 기업을 부도내는 것은 금융시장의 정상화라는 것이죠. 그말은 맞습니다. 즉 부실기업이 사라져야 건실한 기업이 살아날 수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은 그렇게 작동하죠. 하지만 중국이 과연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시장 기능이 작동하려면 해산하든가 아니면 다른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민간 기업 부도는 실질적 국유화로 이어진다. 산동성의 시왕그룹도 부도가 나자 주식을 산동성 공기업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지금 소위 '국진민퇴'의 과정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기업이 퇴진하고 국영기업이 약진하는 현상이다. 시진핑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민간 기업의 선별적 부도는 시장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민간기업을 국영화해서 시장기능을 죽이는 쪽으로 진행될 것 같다.


중국의 민간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60%, 수출의 70%, 고용의 80%를 담당해왔다. 개혁개방 이후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를 만들어낸 주역이 바로 민간기업들이다. 새로운 정책은 민간의 활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모든 것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체제로 변하는 과정인 듯 보인다.


김정호의 경제탐사. 오늘은 중국 기업의 디폴트 사태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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