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기영 장관 vs 이통3사…5G 요금제 신경전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19.12.02 09:25 / 수정 2019.12.02 10:33

산업부 류범열 기자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5세대 이동통신(5G) 중저가 요금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계 부담을 줄이고자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달라는 정부와 5G 투자비용으로 인해 여력이 없다는 통신사간 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요청했다. 최 장관은 이자리에서 "통신비로 인한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과중하게 지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5G 서비스를 다양한 소비자층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함께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3사의 입장은 달랐다. 특히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은 최 장관의 말에 난색을 표했다. 박 사장은 "아직 5G 가입자가 많이 부족하고 망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시기상조”라며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5G 네트워크 망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저가 요금제 실현까지는 여력이 없다는 통신사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올해 각 통신사마다 약 2조5000억원 투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가 요금제까지 선보이면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말대로 5G 네트워크 투자로 중저가 요금제를 바로 시행하기 어렵다면 65세 노인 등 취약 계층에게만 이라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5G 가입자가 4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중 5G를 쓰는 65세이상의 고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청소년과 시너어를 위한 월 4만5000원의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같은 요금제를 선보였다는 것은 여력이 있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

이같이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SK텔레콤과 KT는 아직 시니어 요금제를 만들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발뺌하고 있는 모습이 업계 1, 2위에 선도하는 데 반해 궁색하다. 사회복지나 사회적기업을 추구한다면서 정작 일부 취약계층을 위한 요금제 만들자는 것 조차 옹색한 모습이다.

이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특수 계층에게 5G 저가 요금제를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올해도 수천억원에서 조단위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통3사가 이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통신비 인하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사회복지 차원에서라도 노인층에 대한 저가 요금제가 시급히 도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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