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시사프리즘] 주 52시간 근무제, 최고 야만적이고 우둔한 정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19.11.21 17:30

[공병호의 '시사프리즘' 주요내용 요약]


이 정부는 대단히 교조주의적이고 원리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이다. 선명하게 보이는 정책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는데 익숙하며 그것도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정책 실행의 기준>
1.어떤 정책의 실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다
- 이런 기준 자체가 문제다.
- 대통령 공약사항이란 것이 그야말로 이상적인 기준이나 잣대를 말한다.
2. "마땅히 달성해야 할 목표"가 대통령 공약사항이라 할 수 있는데, 이처럼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즉 당위와 두 다리를 딛고 서 있는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3.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어떻게 사는가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서로 거리가 먼 것이므로, 행해여져야 하는 것을 위해 행해지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자신의 보존보다는 오히려 파멸을 배우게 될 것이다."
4.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면, 곤라한 상황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를 한 적이 있다.
- 대개 당위에 집착해서 당위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자를 두고 이상주의자, 몽상주의자, 근본주의자, 원리주의자 등으로 부른다.
5. 반면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 조화를 추구하되 실천 가능한 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를 현실주의자, 경험주의가 등으로 부른다
6. 사업가들은 대부분이 현실주의자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망하기 때문이다.
- 정치가들 특히 좌파적 사고에 경도된 정치가들은 어김없이 근본주의자나 교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7. 대통령 공약이라 것은 무엇인가?
(1) 대부분 이상적인 것들의 조합일 것이다
(2) 근사한 것을 모두 다 집어넣었을 것이다-권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3) 권력을 잡은 이후에는 마땅히 현실의 적용 가능성과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늘 격차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8.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 때문에 무조건 임기 내에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결코 선택해야 할 현명한 대안은 아니다.


<주52시간 근무제>
1. 최대 근로시간에 대한 정부개입을 말한다
2. '주52시간 근무'는 하루에 8시간 씩 5일을 하면, 1주일에 총 40시간 일하게 된다. 여기에다 연장근로 시간 12시간을 더한 51시간이 1주일에 일할 수 있는 최대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  '법이 허용하는 연장근로 한도'를 말하면, 휴일근모도 포함한다
3.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원래는 2020년 1월 1일부터 50인 이상 299인 이하까지 확대적용할 예정이었다.
4. 기존에는 주 68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었으면, 한꺼번에 16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5.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300인 이상 기업들의 생산직에서 일어나고 있다
- 인건비 급등을 피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기존 근로자들에게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만 일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 이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당하게 되었다. 기존의 68시간 일을 하면서 잔업 수당 등을 받아서 생활할 수 있었는데 반하여
- 주 40시간만 일할 수 있게 되으로 결국 28시간 분의 임금소득을 상실하게 되었다
- 근로자들은 “시간당 임금제로 보수 체계가 바뀌면서 28시간 정도의 임금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결국 임금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6. 기존의 근로자들이 이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게 되리라는 것은 제도 시행 이전부터 우려했던 부분이다.
- 기업주의 입장에서는 법을 지키는 40시간 법정근로시간만 지키고 나머지 일감은 하도급을 주거나 아니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서 처리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7. 기존 근로자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일이다. 68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고, 나머지 28시간분 임금 소득을 어디선가 구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투잡을 뛰거나 아니면 ‘저녁있는 삶’을 선택하는 대신에 ‘얇아진 지갑’을 감수해야 한다


<주52시간 근무제의 파급효과>
1. 근로시간을 줄이는 일은 대다수 근로자들에게 환영받을 일이다.
- 사람들은 대체로 일하는 것보다 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2. 이같은 제도 도입을 급히 도입한 이유?
- 문재인 정부의 다른 경제정책들이 그렇듯이 주52시간 근무제도 득표활동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 근로자의 근무 시간을 강제적으로 줄여줌으로써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였을 것이다
- 일종의 대중영합주의 즉 포퓰리즘의 한 부분으로 ‘주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였다고 본다
3. 이같은 제도 도입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 그것은 노동과 휴식을 바라보는 좌파 진영의 이데올로기가 담겨져 있다
- 노동은 나쁜 것이고, 휴식은 좋은 것이다
- 몇 해 전에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였던 [피로사회](독일대학교수, 한병철)와 같은 음울한 철학과도 맥을 같이할 것이다
4. 좌파 인사들에게 노동이란 것은 자본가들에 의한 착취 비슷한 그런 개념으로 각인되어 있을 수도 있다
- 노동을 통해서 몰입하고 집중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을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다
5. 대부분 국가들에서는 이런 제도를 도입할 때도 유연하게 대처한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일이 몰리는 경우나 업종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 6개월이나 1년 단위의 탄력근무제를 허용한다
- 그렇게 되면 일이 몰릴 때는 한참 일을 하더라도, 그렇지 않을 때는 한가하기 때문에 6개월이나 1년을 두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할 수 있다
6. 그밖에 업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서 예외적인 업종을 허용할 수도 있었어야 했다.
- 그러나 일체 이런 것을 허용하지 않고 모든 업종이 획일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말았다
-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근무하는 투자은행 등은 투자은행 업무를 외국으로 아웃소싱 해야 할 정도로 적응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더라도 문제가 많은 제도다


<요약>
1. 단기적으로는 엄격한 주52시간 근무제가 큰 피해를 끼지는 것 같지는 않을 것처럼 보일 것이다
2. 그러나 이 정책은 한국 기업들에게 골병을 들게 만들 것이다. 이를 테면 계주를 하는데 경쟁자들은 힘껏 달리는데, 한국 기업들은 두 발을 묶어둔 것과 같다
- 이미 게임업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앞으로 이 제도라 어ᄄᅠᇂ게 한국을 파괴할지를 보여준다
- 중국은 게임대작을 만드는데 6개월이 걸린다. 야전침대를 놓고 개발하기 때무이다.
- 한국은 6시간 되면 전기와 컴퓨터 모두를 꺼야 한다
3. 몇 년 가지 않아서 문재인 정부가 남긴 최악의 야만적이고 우둔한 정책이 ‘주52시간 근무제’라는 기록이 남겨질 것이다
4.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탄력근무제를 도입해서 유연성을 최대한 도입해야 한다
5. 한번 무너진 근로윤리는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이 정부는 손만 대면 무엇인가를 만들기보다는 부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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