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안전에는 국경이 없다!

  • 박경민 해양경찰청장

    입력 : 2018.06.14 09:57

    박경민 해양경찰청장

    북태평양 6개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은 국제범죄, 수색구조, 어로보호, 마약·밀입국, 해양환경보호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2000년부터 매년 해양경찰 정례회의(NPCGF : North Pacific Coast Guard Forum)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은 보다 실질적인 협력과 공조를 제안 해왔고, 2006년 부산에서 6개국의 함정, 항공기를 실제 투입하는 기동 연합훈련을 최초로 실시하였다. 이후 매년 6개국이 순차적으로 기동훈련이나 도상훈련을 주관하고 있다.


    올해 훈련(6.4~8, 부산)에 참가한 6개국과 옵저버로 참가한 인도의 인구수를 합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3억 8천여명에 달한다. NPCGF의 중요성과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한국에서 세 번째 개최된 이번 훈련은 미국, 일본 등 해양선진국의 대표단과 소속 대형함 9척, 헬기 5대, 소형 고속보트 13척 및 특공대 등 총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우리나라 해양경찰의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관함에 승선한 6개국 해경 대표단은 우리나라 해경의 구조작전에 대하여 찬사와 감탄을 아끼지 않았고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외신도 해양 대테러 및 인명구조 훈련 상황에 대한 특파원 리포트를 타전했다.


    한편, NPCGF는 단순히 연합훈련, 학술 교류 등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국제 공조로 이어진다. 2014년 베링해에서 발생한 '501 오룡호 침몰 사고'에는 한국·미국·러시아에서, 올해 1월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산치호(SANCHI) 폭발 사고'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회원국에서 공동 대응하였다.


    이처럼 다른 나라가 관할하는 해역이나 어느 나라도 관할하지 않는 공해에서 발생하는 대형 해양사고는 어느 한 국가에서 단독으로 대응하거나 수습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 피해 또한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육지와 달리 국경이 정해지지 않는 바다에서 주변국간 국제 공조가 더욱 절실한 이유이다.


    우리 해양경찰은 NPCGF 참여 외에도 인도 및 동남아시아 국가 해양경찰과  정례적인 교류 협력은 물론, 아프리카 해양경찰 초청연수 프로그램 등 전 세계 해양경찰과 협력 채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선진국의 해양재난 구조시스템과 대응체계를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 해경자원봉사단(USCG AUX), 영국 왕립구명정협회(RNLI), 일본 수난구제회 등 민·관 협력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도 민간구조세력의 체계적인 양성 및 동원 체계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민국 해양경찰은 올해를 '혁신 원년의 해'로 정하고 구조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훈련을 통해 해양구조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한 만큼 우리 국민들이 전 세계 어느 바다에서든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 해양경찰은 대한민국 해양영토의 권익을 침해하는 주변국 세력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되 해양사고 구조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할 때에는 인명보호를 최우선으로 각 국 해양경찰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이 NPCGF의 새로운 도약과 북태평양 해역의 안전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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