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종합

[뉴 테크놀로지] 둘 중 하나는 가짜… 東에 번쩍 西에 번쩍 '플로팅 홀로그램'

입력 : 2015.01.27 03:04

-SF영화 속 홀로그램, 현실이 되다
천장에서 바닥으로 녹화한 영상 틀고 바닥판에서 반사… 투명 화면에 비쳐 허공에 실존하는 것처럼 착시 일으켜

각국 스타 다 모은 '홀로그램 공연' 가능
新車소개·人體입체진단 등 다목적 활용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롯데피트인 9층에 마련된 'KT 클라이브(KLIVE)' 공연장. 350명의 관객 앞에서 가수 싸이가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추기 시작했다. 중국 진시황릉의 진흙병사, 우주인 등이 무대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곧이어 빅뱅, 2NE1 등 K팝 스타들이 공연을 이어갔다. 이날 하루 모두 4차례의 공연이 열렸고 관람석은 만원이었다. 세계적인 K팝 스타들을 어떻게 이 조그마한 공연장에 불러모아 쉴 새 없이 공연을 펼칠 수 있을까. 이는 공연에 등장한 가수들이 '진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곳은 눈앞에 실제로 물체나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상설 공연장이다. 홀로그램은 미국 할리우드 SF영화의 소재로 종종 쓰여왔다. 홀로그램이 이미지를 표현하는 원리는 사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미지를 나타내는 빛은 진동을 갖고 넓게 퍼져나간다. 이 파동(波動)의 진폭은 빛의 세기를, 파동이 변화하는 모습(위상·位相)은 위치를 담는다. 하지만 사진 이미지는 파동의 변화는 삭제하고 빛의 세기만 기록할 수 있다. 위치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2차원만 표현 가능하다. 반면 홀로그램은 물체에 대한 빛의 세기와 위상을 모두 담아서 입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그래픽=송준영 기자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레이저에서 나온 빛을 두 개로 나눠야 한다. 하나(기준광)는 스크린을 비추고, 다른 하나(물체광)는 보려는 물체에 반사시켜 스크린에 닿도록 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물체를 비춘 빛은 표면의 굴절에 따라 시차를 두고 스크린에 도달한다. 이 때문에 스크린에서 기준광과 물체광이 합쳐지면 시차에 따른 무늬가 생긴다. 이를 기록해 재생하면 입체영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영화 속 장면 같은 생생한 홀로그램을 실제로 구현하기는 힘들다. 완벽한 홀로그램을 얻으려면 강력한 레이저 수십대를 이용, 다양한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해야 한다. 대용량 저장공간도 필요하다. KT 클라이브는 입체 영상을 일반적인 홀로그램보다 훨씬 쉽게 만들 수 있는 플로팅 홀로그램(Floating Hologram)이란 기술을 사용한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무대 천장에 달린 프로젝터에서 바닥을 향해 미리 녹화한 영상을 비춘다. 이 영상은 무대 바닥의 반사판에 반사돼 무대 위에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설치된 투명한 스크린에 비친다. 투명스크린과 프로젝터는 관객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관객은 마치 허공에 영상이 떠 있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떠 있다'는 뜻의 플로팅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다.

플로팅 홀로그램은 공연 산업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이 기술로 제작한 공연을 본 관객들은 실제 콘서트를 현장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KT 클라이브는 관람료가 3만원이 넘는데도 지난 1년간 관람객이 6만명을 넘었다.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관객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영상에 포함시키거나, 실재 인물을 플로팅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 등장시켜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신차 전시, 신제품 발표장 등에도 플로팅 홀로그램이 사용된다.

전통적인 방식의 홀로그램 연구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홀로그램이 완벽히 구현되면 건물의 완성된 모습을 미리 살펴보거나, 사람의 몸속을 입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우주나 유적 등을 보여주는 교육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홀로그램을 미래 산업 가운데 집중 육성 분야로 삼아 2020년까지 2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