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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중인 현대중공업, 이재성 전 회장에 37억원 보수 지급 논란

입력 : 2015.01.26 19:02 / 수정 : 2015.01.28 10:20

작년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이재성 전(前) 회장의 보수(報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재성 전 회장은 작년 9월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현대중공업 회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19년만에 파업을 겪기도 했다. 문제는 이 전 회장은 퇴진하면서 퇴직금 24억원을 포함해 작년 약 3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3조4000억원(증권가 예상치)이라는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받은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2014년 11월 27일 울산광역시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노조원 3000여명이 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당시 노조는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부분 파업을 벌였다. /조선일보DB


현대중공업은 올 연초부터 2만6000여명의 정규직 직원 가운데, 1만여명의 사무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중 입사 7년차 이하 직원을 제외하고, 1960년생 이후 과장급 직원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질적인 희망퇴직 대상자는 4000여 명 가량이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지난 19일부터 대상자 중 1500명을 선별해 희망퇴직을 개별 통보했다. 현대중공업 사무직 직원은 지난 주 벌집을 쑤셔놓은 듯 뒤숭숭했다. 전 부서에 걸쳐 희망 퇴직자가 골고루 발생했기 때문이다. 외국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졸지에 실직 위기를 맞은 직원도 있었다.

이번 희망퇴직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직원들이 많다. 권오갑 사장은 취임한 직후인 작년 9월 비 속에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임단협도 직접 챙겼다. 노조 집행부도 작년 연말 사측의 협상안을 받아들였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작년 9월 비를 맞으며 직원들에게 회사의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하지만, 올 들어 사내 여론이 급변하고 있다. 희망 퇴직자 선별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재성 전 회장의 작년 보수 총액이 공개된 것이다. 회사 경영진이 노조원을 고구마에 비유하면서 노조를 압박해야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졌다. 결국 지난 7일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사측과 맺은 협상안을 부결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이 전 회장의 보수 총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전 회장은 10여년 이상 임원으로 재직했기에 퇴직금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보수 중 연봉 4억 4000만원과 상여(성과급) 2억5000여만원은 작년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출혈 수주 등으로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경영진에게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퇴직금 등은 법적으로 정해진 금액이어서 논란 거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이 전 회장이 받은 금액에 초점을 맞춰 따질 게 아니라 회사 내규에 맞는 수당과 성과급인지를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