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복지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세수(稅收)는 갈수록 줄어들어 2033년에는 국채 발행으로도 빚을 감당 못하는 국가 파산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4~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60년까지 정부의 총지출은 연평균 4.6% 증가하는데, 총수입은 연평균 3.6% 증가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4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0.8% 흑자였던 나라살림(통합재정수지)이 6년 뒤인 2021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이어 2060년에는 GDP 대비 -11.4%까지 적자 폭이 확대된다. 한동안은 국채 발행으로 빚을 막을 수 있겠지만, 2033년부터는 국채 발행으로도 빚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올 전망이다. 예산정책처 김대철 재정정책분석과장은 “결국 2009년의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처럼 한국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라살림이 구멍나는 이유는 우선 기초연금 등 복지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각종 복지 정책 확대에 따라 복지 분야 의무지출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9.7%에서 2060년 32.5%로 급등할 전망이다. 게다가 운용 수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국민연금은 2038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53년에 기금이 고갈돼 재정에 추가로 부담을 줄 전망이다.

반면 고령화 여파 등으로 세수는 갈수록 쪼그라들게 된다. 총수입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세 수입은 2014년부터 2060년까지 연평균 4.0% 증가해 명목 GDP 증가율인 4.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36년 이후부터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가 가속화되면서 2036~2060년 국세 수입 증가율이 2.9%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증세 또는 복지 감축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증세를 하기에 앞서 지금이라도 보편적 무상복지를 일부 축소하고,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세금 낭비를 줄여야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