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非수도권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탈피"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를 연내에 완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강원·충청·영호남 등 지방은 '비(非)수도권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 14개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이달 19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규제기요틴 민관합동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 입지 규제 완화 등 4개의 수도권 규제 완화 과제를 논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회장을 맡으며 주도하고 있다. 그는 "공동성명서 발표를 계기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수도권과 가까운 대전·충청권 8개 시·군 상공회의소는 23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말 논의한 수도권 규제 완화 관련 과제들을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청와대와 정부에 보냈다. 지금까지 항의 서한을 보내거나 공식적으로 반대 성명을 낸 상공회의소는 광주·창원·부산·울산·구미 등 비수도권 거점 도시다. 경남도의회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 중단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가 반드시 비수도권 경제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고용이 전경련 규제개혁팀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 전체 차원에서 냉정한 검토와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