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신규 인력 1만4500명 뽑기로]
-온·오프라인 유통 강화
하남·삼송 복합쇼핑몰 건설… 온라인 물류센터 6곳 구축
-작년보다 일자리 늘려
경력단절여성 등 1000여명 시간선택제 직원으로 채용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외손자인 정용진(47·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 출범 후 올해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경기(景氣) 침체와 정부의 출점·영업 규제, 외국 유통업체의 국내 대공세 같은 난관을 맞아 신사업 강화와 신규 채용 확대 등 '정면 돌파'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신세계그룹은 19일 "지난해 대비 50% 정도 늘어난 3조3500억원을 올해 투자하고 신규 채용 인력은 지난해보다 1000여명 늘린 1만4500여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채양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 침체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과감한 투자로 내수(內需)를 살리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닫힌 성장판'을 열겠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유통 '두 마리 토끼' 잡기
이 같은 초대형 투자 결정에는 "불황일수록 미래 준비를 위해 멀리 보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에도 "내수 기업인 신세계가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방법은 투자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투자 전략의 핵심은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의 '두 마리 토끼' 잡기로 요약된다. 오프라인의 경우 경기 하남, 고양 삼송, 인천 청라 등지에서 추진 중인 교외형(郊外型) 복합쇼핑몰과 동대구 복합 환승(換乘)센터,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증축, 부산 센텀시티 추가 개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올 상반기 중 기존의 2배 정도(5만3000㎡)로 증축한다.
온라인 분야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진출을 앞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알리바바'에 대한 선제(先制) 대응 차원에서 2020년까지 이마트의 온라인 물류센터 6개를 새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통합 쇼핑몰 'SSG닷컴'은 모바일 서비스 중심으로 강화하며 미국 쇼핑몰 개발업체 '터브먼' 같은 외국 자본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경력단절女 등 포함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신세계가 신규 채용 인력의 상당 부분을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정한 것도 주목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일정한 범위에서 종업원이 원하는 업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가사나 육아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가 권장하는 고용 방식이다. 특히 '전일제 일자리'와 비교했을 때 상여금·성과급 같은 임금이나 복리 후생 면에서 차별이 없고 정년(停年)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마트, 스타벅스를 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700여명을 뽑았는데 올해도 경력 단절 여성을 비롯해 1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 결정을 통해 현재 20조원대 초반인 그룹 연간 총매출을 2023년까지 88조원으로 늘리고 17만명 고용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매년 2조~3조원 이상 투자하고 매년 1만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