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가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대표적 다이어트 과일로 꼽히는 자몽(그레이프프루트·grapefruit)이 망고와 키위 등에 버금가는 ‘스타 과일’로 뜨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무명(無名) 과일이었으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따라 관세가 낮아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몽의 원산지는 카리브해 연안 자메이카이지만 국내에는 미국산(産)과 이스라엘·남아프리카공화국산 자몽이 주로 수입된다.

롯데마트는 19일 “지난해 전국 매장에서 판 수입 과일의 매출 비중을 집계한 결과 자몽이 3.9%를 기록해 망고(3.5%)를 제치고 파인애플(5%)에 이어 7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자몽은 한 해 전인 2013년에는 비중이 1.8%에 그쳐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엔 매출이 136% 정도 급등한 것이다.

신경환 과일팀장은 “자몽 자체의 매력이 소문을 탄 데다 지난해 겨울 한파로 미국산 오렌지 가격이 급등하며 수요가 줄어든 사이에 자몽이 대체 과일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는 가격이 더 낮아지고 제품 종류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19일 현재 자몽 소매가격은 개당 1515원으로 작년보다 13% 넘게 저렴해졌다. 이는 사과(2138원), 배(2849원)보다 더 싼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몽은 여름에는 에이드 음료로, 겨울에는 따뜻한 차로 즐길 수 있으며, 요구르트·껌 등의 제품에도 많이 들어간다”며 “자몽차(茶)도 해당 품목군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