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증시를 달군 신용거래에 제재를 가한 데다, 20일 발표될 2014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7.5%)에 미달하는 7.4%에 그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19일 중국 증시가 2008년 6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60.14포인트(7.7%) 빠진 3116.3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주식시장 마감 후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하이퉁증권, 씨틱증권, 궈타이쥔안인터내셔널 등 3대 브로커리지 증권사에 대해 신용거래 과정에서 규정을 어겼다며 3개월간 신규 계좌개설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들 증권사는 주식 거래를 위해 대출해준 융자의 만기가 돌아오면 투자자에게 다시 신규 융자를 내주기 전에 위험을 재평가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관련 절차를 생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증권사들의 주가는 하루 가격 제한폭인 -10%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가 최근 중국 증시의 단기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국의 이번 조치가 증시를 안정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신용거래 규모는 올 1월 13일 기준 1조800억위안(약 186조원)을 기록해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일 발표될 중국의 2014년 경제성장률 통계 역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시보(證券時報) 등 중국 매체는 19일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4%에 머물러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등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7.3%쯤으로 떨어지면서 연간 성장률도 7.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성장률이 7.4% 이하로 발표되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의 여파로 1990년 성장률이 3.8%를 기록한 이후 24년 만의 최저치가 될 전망이다. 또 중국은 작년 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인 7.5% 달성에도 실패하게 된다. 중국 성장률이 목표치에 미달한 것은 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교통은행의 홍콩 계열 증권사인 보콤 인터내셔널의 홍 하오 리서치 이사는 보고서에서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의 주가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주식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줄고 투자 심리가 꺾여,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