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외국인, 내국인 모두에게 (카지노) 문호를 개방하겠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경제 활성화 대책 가운데 하나로 외국인 카지노 추가 허용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카지노의 주 고객인 중국 큰손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적절한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외 카지노에서 최대 고객인 중국인 방문객이 급감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반부패 정책을 강화하면서 마카오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들이 급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18일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내 1조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2곳을 허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카지노 관련 업계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적으로 이번 정책은 파라다이스, GKL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에게는 호재다. 정책 발표 다음날인 19일 두 업체의 주가는 각각 0.2%, 4% 상승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카지노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중국인 고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고객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중국인 카지노 고객이 주로 가는 마카오 카지노의 경우, 반부패 정책이 시작된 작년 6월부터 이미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6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11월 감소폭은 19.6%, 12월 감소폭은 30.4%에 달한다.

따라서 한국 카지노도 마카오 카지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의 매출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작년 11월과 12월 파라다이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0.4%, 5.9%씩 줄었다.

권영기 한국카지노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정책 변화에 따라 카지노 고객 수는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해서 카지노 고객이 늘었다고 볼 수 없다. 관광객이 카지노를 방문한다고 해도, 이는 여행코스 중 하나로 들리는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관광객 20명 중 1명 정도가 카지노를 이용하는 것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카지노의 실제 수익이 되는 사람은 VIP 고객인데, 이들은 정부 눈치를 보는 계층”이라며 “결국 마카오와 같은 매출 감소 현상이 한국에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도 “이번에 허가된 카지노가 예상대로 영종도에 생길 경우, 영종도에만 총 4곳의 카지노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게 된다”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지노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카지노가 활성화할 경우 지하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각의 예상처럼 카지노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내국인에게도 카지노를 개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또 다른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카지노의 전체 매출이 정선 카지노 하나의 매출과 비슷하다”며 “내국인 카지노가 추가로 생기면 ‘도박 중독’ 과 같은 사회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