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엇갈린 반응

현대차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재계는 안도했고 노동계는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6일 "그동안 일관성 없는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법원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결한 만큼 현대차 노사는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경쟁력 강화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현대차 노조의 요구대로 '모든 직원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로 나왔다면 재계로서는 무더기 소송 사태는 물론, 최소 수조원대 추가 인건비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번 판결이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하루라도 일한 사람에게 주는 상여금까지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것은 향후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상당히 커질 여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사법부가 통상임금의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시키며 사실상 사(使)측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재판부가 상여금의 고정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내세운 '15일 이상 근무' 조항은 현대차가 임의(任意)로 정한 것"이라며 "15일 미만 근무한 극히 일부 조합원의 사례를 근거로 고정성을 부인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논리"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상여금은 (15일 이상 근무 같은) 유보 조건이 있든 없든 일한 대가에 대한 보상"이라며 "사법부가 '15일 이상 근무'라는 사소한 세칙(細則)을 끌어들여 고정성 여부를 판단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