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해임 사태가 불거진 이후 롯데그룹의 복잡한 주주·지분 구조가 세간의 화제다. 복잡한 롯데그룹 주주 지분 관계는 정부가 주식시장 감시 감독을 강화하면서 차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작년 하반기 금융당국이 각 회사의 주주를 정확하게 발표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롯데알미늄은 광윤사가 회사 지분 22.84%를 가진 주요 주주란 사실을 공시했다. 일본에 있는 포장재 업체인 광윤사는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이다. 사실상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라는 사실이 이를 통해 드러났다.

롯데 그룹의 복잡한 주주 관계도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쇼핑은 2008년 3분기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서미경·신유미 모녀를 주요 주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서씨는 신격호 롯데총괄 회장과 사실혼(법적 부부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것) 관계이며, 유미씨는 신 총괄회장과 서씨 사이에 난 딸이다.
롯데쇼핑은 2008년 2분기까지는 두 사람이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3분기 결산일 직전 두 사람이 각각 100주를 샀다고 밝혔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주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생긴 현상이란 평가다.

롯데쇼핑은 공시에서 딸 신유미씨는 대주주의 ‘친인척’으로 서미경씨는 ‘기타’로 적시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은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서미경씨를 공시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롯데쇼핑의 최대 주주이자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씨가 서씨 모녀의 생계를 해결한다고 보고 (롯데쇼핑이) 기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서미경 모녀는 계속 롯데쇼핑 주식을 사들여 현재는 총 5만 9000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서씨 모녀의 지분 가치는 약 150억원이다.

서씨 모녀와 같은 시기 유원실업도 롯데쇼핑 공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원실업은 서씨 모녀가 소유한 회사로, 수도권 롯데시네마 내에 있는 음료·팝콘 판매 코너를 운영하고 있었다. 유원실업은 과거 연간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롯데쇼핑은 2013년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유원실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매장을 직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