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후계 구도가 급변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관측도 제기됐다. 신한은행 측은 행장 부재(不在) 상태가 보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실무적 대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은행엔 행장이 결재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병원 치료로 인한 업무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져 어쩔 수 없이 행장 대행을 선임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행장 대행은 ‘서진원 행장이 업무에 복귀할 때까지’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 행장의 업무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서 행장의 병세는 얼마나 위중한 것일까.
서 행장은 1월 2일 신년식에 참석한 후 감기 증상이 심해져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입원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15일 “서 행장이 올해 1월 2일 단배식을 할 때 열도 좀 있는 것 같고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 그 후에 병원에 갔는데 생각보다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있고, 앞으로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얼마 전 서 행장의 문병을 간 데 이어 증세가 조금 호전되면 다시 문병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서 행장은 감기가 장염으로, 이어 폐렴으로 발전해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학적으로 드물지 않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증권가 정보지에는 서 행장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 행장은 정신이 또렷한 상태로 업무에 관한 보고도 일부 받고 있다고 한다. 본인은 퇴원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이지만 의사가 퇴원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여러 병이 한꺼번에 온 만큼 보다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후 퇴원하라고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진원 행장은 부인·아들·며느리의 간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우 회장은 서진원 행장의 아들 결혼식에 주례를 설 정도로 사이가 각별하다. 그래서인지 한 회장은 3월로 예정됐던 서 행장의 연임이 건강 문제로 차질을 빚어 다른 행장을 선임해야 할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 회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서진원 행장은)오랫동안 같이 일해 왔던 동료이자 후배이다. 하루빨리 완쾌되어서 경영에 복귀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투병 중에 후임이 어떻다든지 논의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