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노사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이라던 현대차의 추가 부담금은 100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중앙지법 민사합의 42부는 16일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현대차는 구 현대자동차서비스 근로자 2명에게 합계 4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하며,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23명 중 5명의 서비스직 근로자의 상여금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999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과 현대차서비스 통합 당시 현대차서비스 상여금 시행 세칙에는 ‘15일 미만 근무자에게 상여금 지급을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은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은 5명 중 2명에게만 389만원과 22만원 총 4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서비스 직군 외에 다른 직군의 경우 실제로 잔업·특근 등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봤다.

현대차 노조는 영업직, 서비스직, 정비직, 기술직, 연구직, 일반직, 별정직, 임시직 등 직군별 대표 23명을 선정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를 나머지 근로자에게 일괄 적용하는 대표 소송이었다. 노조원 4만4000명, 옛 현대정공 노조원 1900명, 현대차서비스 노조원 5700명 등을 대표했다.

노조는 “상여금,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임금을 다시 계산,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는 법원이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약 3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추가 비용 부담 금액이 110억원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근로자 개개인에 대한 지급액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지만 1인당 평균 210만원으로 봤을 때 5700명에게 약 110억원 정도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