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시무식… 새해 경영목표 제시]

"엔低 기반서 경쟁사에 도전, 생산성 향상 위해 노력을…
판매 900만대 체제로 가려면 중·대형차로 영역 확장해야"

"올해 820만대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 나부터 노력하겠다."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 건물을 짓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시무식에서 2015년 경영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주요 경영 방침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창조경제 실현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 효율성 제고 등 4개를 꼽았다.

정 회장은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이날 시무식 예정 시각(오전 8시)보다 8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올해 77세인 그는 안경을 쓰거나 준비된 원고를 읽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시무식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고 14분 동안 주로 임직원을 응시한 채 자신의 각오와 그룹의 목표를 밝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수장(首長)으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820만대 판매 달성하자"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82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며 "목표를 위해 나 자신부터 노력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공식 발표한 지난해 총 판매 대수는 당초 목표치(786만대)를 14만대 이상 초과한 800만5152대였다. 연간 800만대를 판 자동차 회사는 세계적으로 도요타, 폴크스바겐, GM, 르노, 닛산 등 모두 다섯 곳뿐이다.

올해 목표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05만대, 315만대이다. 정 회장은 올해 판매 목표를 820만대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신공장(30만대 규모)을 짓는 데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국가적 수출 산업으로 품질에 따라 성과가 직결된다"며 품질 경영을 강조하면서 "엔저(円低) 기반에서 경쟁사에 도전하기 위해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과 원가(原價) 절감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글로벌 800만대 판매는 소형차를 중심으로 이뤘으나, 900만대 체제로 가려면 중·대형차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해 중·소형차 중심이던 기존 성장 전략의 전환을 시사했다.

◇"삼성동 신사옥, 105층 랜드마크 짓겠다"

정 회장은 이날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 (신사옥을) 105층으로 지을 기회를 얻었다"며 "(신사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조성되는 현대차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구체적 층수(層數)를 현대차 고위층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BC에는 그룹 계열사 업무 시설과 자동차 테마파크, 한류(韓流) 체험 공간, 호텔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회장은 "이달 설립 예정인 '광주(光州)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기 활성화해 관련 산업 간 융합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조경제 실현에도 적극 공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