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相生위해 소정금액 기부", 정리해고자들 "함께 희망 보자"
本社 앞 2년 천막농성도 중단

코오롱그룹이 복직(復職)을 요구하며 10년 넘게 농성과 단식을 벌여온 78명의 정리해고자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9일 "정리해고자들과 노사 상생과 문화 발전을 위한 기부금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양측 논의에 따라 금액과 사용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직 복직을 하지 않는 대신 기부금 중 일부를 정리해고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의 외침에 대한 코오롱의 응답에 손을 맞잡기로 했다"며 "10년 투쟁을 넘어 함께 희망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기 과천 코오롱 본사 앞에서 2년 가까이 진행하던 천막 농성도 중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해고와 복직 요구로 이어지는 노사 대립에 종지부를 찍고 '제3 기관에 위탁 기부'라는 새로운 대안 모델을 통해 노사 상생의 해법을 제시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코오롱과 정리해고자들의 10년 갈등은 2005년 경영난을 겪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421명에 대한 명예퇴직에 이어 78명의 구미 공장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면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