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컨설팅 사업 성공 사례
현장코칭·심층컨설팅으로 영세기업 도와
사회적 기업도 지원… 우수업체 15곳 선정
무안 등대조합 대표 작목반 '그루터기'
특허상품 납품 등 年 매출 2배 증가 전망

2015 식품컨설팅 사업은?

2015년도 식품컨설팅사업은 내년 1월 신문과 인터넷사이트, 전문지 등을 통해 공고된다. 기업의 제품 생산 연혁과 종업원수, 생산품목수, 담당인력 현황, 품질관리자 여부 등을 심사해 선정한다. aT 기업컨설팅팀 김동목 팀장은 "연중 수시로 접수 가능하나 최근에는 반응이 좋아져 상반기에 지원 예산이 다 쓰일 가능성이 높다"며 "일찍 지원 신청하는 것이 컨설팅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외식기업에 대한 애로상담은 인터넷, 전화, 앱 등을 통해 연중 실시할 계획이다. 해외 농식품 브랜드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향후 포장·디자인·브랜드 등의 분야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사례1. 전남 무안군 ‘등대유기영농조합법인(등대조합)’ 강제석 대표는 지난 3월 난관에 부딪쳤다. 양파·배·당근·무 등 80여 가지 친환경 농산물을 상표등록한 브랜드로 전국에 유통하기 위해선 HACCP(위해관리 중점관리 기준) 도입이 필요했는데, 어떻게 설비를 들여놓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전화를 걸어 자문을 요청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홈페이지 게시판의 ‘현장코칭사업’을 이용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지원 비용을 입금한 뒤에 전문가들이 무안군 해제면 산길리 공장을 세 차례 공식 방문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공장 1동(66㎡) 옆에 들어설 HACCP 설비 신축 공장(66㎡)의 설계부터 건설, 배수설비 설치, 장비 구입 요령과 설치 방법, 경영·기술·위생 분야 등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회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사례2. 경기도 이천에 있는 제일식품산업사는 땅콩버터와 제과제빵 가공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할 요건을 갖추기 위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기업지원센터에 컨설팅 지원을 요청했다. 컨설팅 이후 작업 효율성이 높아졌고 작업장 주변이 매우 깨끗해졌다. 땅콩버터 라인을 재배치하고 위생적인 작업시스템을 새로 갖췄다. 대기업인 삼양사와 거래할 수 있게돼 매출액이 크게 증대됐다. 삼양사에 매월 800만원~1500만원 어치를 납품 중이다. 매출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실시하고 있는 식품컨설팅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식품컨설팅은 식품을 생산 판매 유통하고 있는 영세한 중소 식품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기업들은 컨설팅과 상담, 현장 코치를 받은 후 식품안전성을 확보해 인증을 받고 차별화된 마케팅과 홍보로 매출을 신장하고 대기업과 거래를 이뤄낸다. 각종 해외 시장 정보도 받고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어 수출시장 개척도 쉬워지고 있다.

aT는 올해 컨설팅 지원을 성공적으로 받은 우수업체 15곳을 선정했으며 사회적 기업 7곳에도 지원했다. 병천아우내순대는 차별화된 디자인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고춧가루 생산업체인 대주종합농산은 이른 시일내 HACCP을 지정받아 제품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다. 보향다원은 전통식품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바비떡볶이는 현장 코칭후 가족단위 고객이 크게 늘었다. 사회적 기업인 이든밥상은 기존 제품에 대한 레시피를 개선했고 매출처 발굴을 위한 컨설팅을 지도받았다. 고용 창출과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올해 aT의 도움을 받아 26년만에 꿈을 이루게 된 ‘등대유기영농조합법인(등대조합)’ 강제석 대표는 “공식적인 코칭 기간이 끝났으나 여전히 컨설턴트와 전화하면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본다”며 “내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등대조합 대표 작목반은 ‘그루터기 작목반’이다. 1987년 무안 해제면 산길리 신등마을 53가구 중 7농가가 출자해 설립했다. 지금은 39농가로 늘었으며, 그루터기 작목반을 통해 농산물을 유통하는 농가만 300여개가 넘는다. 하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처가 마땅하지 않았다. 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팔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2002년 학교 급식에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납품했다.

그루터기는 이후 농산물 상품화에 주력했다. 공산품처럼 농산물도 상품 생산자가 가격을 매겨보자는 것이었다. 농산물은 생산자의 뜻을 무시하고 수급에 따라 공판장 등에서 중매인이 가격을 책정한다. 농산물 상품화는 높은 수준의 품질 확보와 소비자가 쉽게 인식하는 브랜드화가 필요했다.

이에따라 그루터기는 80여가지 친환경 농산물을 ‘새오름’이란 이름으로 상표등록했다. HACCP 설비가 본격 가동하면 세척과 포장이 모두 자동으로 진행된다. 특히 껍질을 벗긴 뒤 먹기 편하게 일정한 크기로 잘라 특허를 낸 ‘조각배’란 배 상품도 납품한다. 그루터기 한 농민은 “국민의 80%가 배를 제수용 과일로만 인식하는 상황에서 평소에도 간편하게 먹게 조각을 내 포장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일정은 HACCP 인증이 마무리되는 내년 2월쯤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등대조합 연간 매출액은 기존 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늘어난다. 인터넷 유기모아(www.ugimoa.com)에서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 중인 그루터기는 오는 2월쯤 전남도청 부근에 ‘남도들녁’이란 오프라인 로컬푸드 직매장점을 연다.

aT의 식품컨설팅사업은 크게 현장코칭과 심층컨설팅으로 나뉘어진다. 심층컨설팅은 장기레슨, 자가진단 툴을 통해 각 기업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분석할 수 있다. 현장코칭은 단기레슨, 원포인트를 중점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식품컨설팅은 자가진단 → 전문위원의 진단 및 결과 → 수진기업(컨설팅을 받은 업체)와 협의 → 니즈에 맞추어 컨설팅 진행 → 결과 분석 → 사후관리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원받는 식품 기업은 중소형태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컨설팅 결과를 모두 실행하고 적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농식품부와 aT는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하며 사업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