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병천아우내식품
프랜차이즈 이름·패키지 디자인 개발
영등포 1호점 개점 등 사업 확장 이끌어

지난 23일 오전 충남 천안시 수신면 ㈜병천아우내식품 공장. 아침부터 굴뚝에서 하얀 증기가 연신 피어올랐다. 위생복을 입고 소독실을 거쳐 공장 안에 들어서자 10여명의 직원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쏟아지는 순대를 정성껏 포장하느라 분주히 손을 놀렸다. 1998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순대·편육·족발 등 토속적인 먹거리를 생산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순대식당 가맹점을 모집하거나, 웰스토리·신세계푸드·아워홈·농협중앙회 등 대형업체에 단체급식용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천안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인 '병천순대'를 활용, 전국 체인점화를 처음 시도한 업체이기도 하다.

2010년까지 이 회사의 자체 브랜드 '병천 황토방순대' 체인점은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300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2003년 회사 자체적으로 야채순대 제조방법과 야채순대 제조장치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또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순대류에 대해, 2013년 양념가열육에 대해 각각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는 등 위생적인 제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 2008년 한국프랜차이즈협회로부터 '한국프랜차이즈 대상'도 받았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로서 한계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최근 경기 침체 탓에 외식산업이 전반적인 불황을 겪으면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경영관리 및 디자인 경영분야가 특히 취약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패키지 디자인을 개발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병천 황토방순대' 체인점 신규 오픈이 줄어든 데다 기존 점포의 폐점도 늘어 새 브랜드와 제품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용수 부사장은 "새로운 브랜드와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던 차에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기업지원센터의 컨설팅 지원사업을 알게 돼 도움을 받게 됐다"고 했다. 이에 병천아우내식품은 지난 4월말부터 8월말까지 4개월 동안 전문가의 자문과 심층컨설팅을 받았다. 그 결과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 '옛날아우내순대'를 개발했다. 아우내는 병천의 옛 이름이다. 아우내장터는 조선시대부터 1·6일에 5일장이 열렸고, 청주, 진천, 조치원, 예산 등지에서 지역 특산물을 팔러 올 정도로 큰 장이었다고 한다.

또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섰던 곳이라는 상징성도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밖에 각종 식당 자재에 들어가는 로고와 다양한 포장·박스 디자인도 새로 개발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9월 새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쓰는 1호점을 서울 영등포에 개점하는 등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와 패키지 디자인 개발은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매출도 오르고 있다. 지난 2009년 43억여원이었던 연매출은 지난해 58억원, 올해는 7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보다 11% 신장된 규모다. 시장을 다각화해 향후 2년 안에 매출 1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윤석정 병천아우내식품 대표는 "소규모 식품·외식기업으로서 경쟁업체 난립,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제품 홍보 및 마케팅 등 어느 하나 쉬운 부분이 없다"면서 "aT 기업지원센터 등을 통한 전문가 상담과 심층컨설팅이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병천 토박이로 병천순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그는 "아우내장터의 추억, 병천순대의 독특한 맛과 제조방법 등을 바탕으로 '옛날아우내순대'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민적 음식의 대명사 중 하나인 순대를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평생의 소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윤 대표는 "심층컨설팅을 받으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새로운 동력을 들게 됐다"고 자평했다. 또 aT를 통해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지정, 정책자금 지원 등의 해택도 받았다고 했다.

회사는 신제품으로 개발한 짜장·카레·매운맛을 내는 기능성 찰순대와 장례식장 전용 편육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