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현대캐피탈

'심플리피케이션(simplification·단순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올 초부터 전사적(全社的)으로 추진 중인 캠페인이다. 쉽게 말해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것.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은 "'단순화'는 우리 업무에서 비능률적인 부분을 줄이고 업무 순도를 높여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캠페인"이라며 "몸에서 지방을 빼고 근육은 늘리는 운동과 같다"고 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올해 '단순화' 정착을 위해 대대적인 '군살 빼기'에 나섰다. 우선 불필요한 보고·회의부터 대폭 줄였다. '업무협조전 결재 간소화'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업무협조전의 경우 결재 최종 완료까지 쓸데없는 단계가 너무 많았다. 당연히 리드 타임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업무협조전의 부서장 결재를 제거하고, 여러 유형으로 나뉘었던 양식도 통합하며 군더더기를 없앴다.

'제로(0) PPT 캠페인'도 '단순화'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는 '모든 업무에서 PPT(파워포인트) 작업을 배제하자'는 운동이다. 정태영 사장은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대한 고민보다 PPT를 예쁘게 디자인하는 일에 시간을 과도하게 빼앗기고 있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얼마나 많은 직원이 사업의 본질적인 고민보다 보고서 작성에 투입되고 있는지 상상만 해도 괴롭다"고 말했다.

최근엔 '1/2 미팅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말 그대로 회의 시간을 최대한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지난 11월 1~3주 평균 회의시간은 85분(경영지원본부기준). 12월 1주차 회의시간은 이보다 10분 적은 75분이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단순화'가 실현될 수 있었던 건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다. 임직원은 사내 인트라넷 '심플리피케이션' 코너에 자신의 생각을 올릴 수 있는데, 이 창구를 통해 1400여건에 달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체질 개선'으로 얻은 효과는 제법 큰 편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올해 업무 단순화 작업을 통해 연간 25만 시간의 리드 타임을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 1인당 연간 업무시간도 30시간이나 단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퇴근시간도 덩달아 빨라졌다.

황유노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사장은 "'단순화'는 앞으로 회사의 DNA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