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제공

산림청, 산지관리법 시행령·규칙 일부 개정

정부가 올해 산지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산지 규제를 손질한 건 무려 50여년 만이다. 산림 개발을 가로막던 '손톱 밑 가시'가 빠지면서, 앞으로 산지 내 대규모 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완화된 산지 규제는 크게 여섯 항목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산지 내 풍력발전시설 설치 규제 개선이다. 산림청은 지난 8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지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를 개정했다. 이로써 산지 내 풍력발전시설의 전체 허가면적은 종전 3만㎡에서 10만㎡로 조정됐다. 이는 풍력발전기 20기를 세울 수 있는 면적이다.

보전산지 편입 제한도 완화했다. 그동안 30만㎡ 이상 관광·산업단지의 경우, 보전산지 편입을 제한했었다. 산림청은 이를 과감히 폐지, 대규모 관광·산업단지 조성의 길을 열어줬다.

보전산지 행위 제한도 함께 풀었다. 이를 통해 병원업계가 큰 혜택을 보게 됐다. 종전엔 보전 산지 내에 종합병원·요양병원 등 병원 시설만 허용됐다. 앞으로는 장례식장·병원관리시설 등 의료부대시설도 마련할 수 있다.

산지생태축산 활성화를 위한 산지 이용 규제 완화도 이뤄졌다. 기존엔 허용 산지 면적이 3만㎡ 미만이었다. 준보전산지의 경우 산지 일시사용신고를 하면 됐지만, 임업용산지에선 산지전용허가 절차도 이행해야 했다. 산지생태축산 규모화·활성화의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개선 이후엔 허용 가능한 산지 면적이 5만㎡로 확대됐다. 임업용산지도 산지 일시사용신고 대상으로 지정해 절차도 대폭 줄였다. 산림청은 해당 규제 완화로 체험·관광용 축산농장이 다수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지 내 공장 설립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공장부지 면적 제한 규제 완화도 추진했기 때문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공장부지 면적(1만㎡ 이상)에 원형보전지가 포함된다. 공장 설립 기관이나 사업자는 원형보전지 추가 매입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공익용 산지의 중복 규제도 개선할 예정이다. 그동안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된 산지의 경우 국토계획법과 산지관리법의 행위제한을 모두 적용받았다. 앞으로는 공익용 산지 중 국토계획법에 따라 지정된 자연환경보전지역, 자연경관지구 등의 산지에 대해선 해당 법률의 행위제한을 따르도록 중복규제를 폐지할 계획이다. 덕분에 산지를 활용한 민간 투자활성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원섭〈사진〉 산림청장은 "산림은 단지 절대보호의 대상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경제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쓰여야 할 자원"이라며 "앞으로도 합리적인 산지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면 산림을 원동력으로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