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증거가 발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생명체가 생겨나고 번성하기에 충분한 시간인 수백만년간 대형 호수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나사는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지난 2012년 8월 화성 적도 부근의 게일 분화구에 착륙해 채취한 토양 표본과 암석을 분석한 결과, 게일 분화구의 중심부에 솟은 샤프산(Mount Sharp)이 최소 100만년에서 길게는 수천만년에 걸쳐 대형 호수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탐사 결과에 따르면 화성에 물이 존재했던 기간은 수백~수천 년에 지나지 않아 생명체가 탄생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었다. 과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3가지 생명 탄생 충족 요건은 ‘충분한 양의 고여있는 물과 에너지원’, ‘기초 5물질(탄소, 산소, 수소, 인, 질소)’, ‘아주 긴 시간’ 이다.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탄생 연도를 가지고 기본 물질들과 에너지원의 원자들도 발견됐지만, 문제는 ‘물’이었다.

이번 큐리오시티의 발견은 화성에 생명체 존재하기에 충분한 수백만년 동안 물이 화성에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사 화성자료분석팀 존 그롯징어 박사는 “이것이 화성에 생명체가 실제로 살았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고대 화성은 생명체가 탄생하고 성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비록 현재 표면의 물은 말라 있지만, 지하에는 상당한 양의 물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NYT에 밝혔다.

나사는 또한 원시 지구와 원시 화성의 성장환경이 매우 유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큐리오시티팀의 로지 서먼스 MIT 박사는 “지금까지의 발견과 분석들을 종합해볼 때, 유사한 시기에 탄생한 두 행성은 초기 10억년 동안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약 38억 년 전에 지구에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화성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생명체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서먼스 박사는 또한 “35억년~40억년 전 화성에도 두꺼운 대기층이 존재해 구름이 낀 파란 하늘과 산, 호수, 강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 10억년이 지난 후 화성에서는 행성을 보호하는 대기층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지구와는 다른 환경으로 변화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사의 존 그룬스펠드 박사는 “큐리오시티는 과학자들에게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생명의 단서를 찾아야 할지 통찰력을 제공해줬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 탐사로봇은 샤프산 기지에서 약 8km 가량을 이동하면서 분화구 바닥을 조사해왔다. 이외에도 지난 2004년 화성에 안착한 탐사로봇 오퍼튜니티는 10년간 40km를 주행해 지구 밖 행성에서 최장 거리를 움직인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11월에 발사된 화성탐사선 메이븐은 10개월간 7억km 이상을 날아가 화성 궤도에 진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