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 16곳 CEO 만나… 재계 일각 "투자 이행 회의적"

역대 정권의 대통령과 장관들은 대기업 오너나 CEO(최고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대대적인 투자(投資) 계획을 발표하는 '캘린더식 이벤트'를 벌여왔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발표한 내용이 실제로 집행됐는지 여부는 오리무중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6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16대 대기업 CEO가 모여서 발표한 28조80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그대로 이행될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30대 그룹의 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6조원 늘어난 155조원(해외 투자 포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가 실제 목표액을 달성했는지는 아직까지 어느 곳에서도 발표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상반기 투자 실적이 61조8000억원으로, 계획의 40%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게 전부다.

2012년에도 30대 그룹은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공개한 투자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 2012년 1월 30대 그룹은 당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151조원대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는 계획보다 8.5% 낮아진 138조2000억원에 그쳤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투자는 정부에서 기업을 압박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경기 흐름과 노동 규제 완화 등 국내 투자 환경이 맞아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