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만나 중요한 결정 내릴 것으로 관측
가상현실 기기 생산 협력과 페이스북폰 제조 협의할 듯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 페이스북의 1, 2인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다음 달 중순 방한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다. 저커버그 CEO와 샌드버그 COO는 각각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이 동시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최고위 임원이 함께 이 부회장과 만나는 만큼, 페이스북의 미래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이 자리에서 가상현실(VR) 기기 생산과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현실 기기는 고글처럼 머리에 뒤집어쓰고 사용하는 기기이다. 머리의 움직임에 맞춰 두 눈에 비치는 화면이 바뀌어 마치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장치다.

두 회사 최고 임원들은 다음 달 만남에서 VR 기기 제조 관련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VR 기기 제조에 최고의 궁합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23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들여 VR 전문 업체 오큘러스VR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VR 관련 기기 설계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기어VR'이라는 VR 기기를 함께 만들어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IFA 2014'에서 공개한 바 있다.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 샌드버그 COO는 '페이스북 폰' 제조 문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2012년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와 함께 페이스북 전용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페이스북은 여기에 쓰인 소프트웨어를 계속 발전시켜왔다. 두 회사가 함께 스마트폰을 만들 경우 페이스북은 보다 열성적인 사용자들을 끌어올 수 있고, 삼성전자는 더 다양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구글에 대한 견제 효과도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