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복잡하고 어렵다.
2014년 세법개정안이 나왔다는데, 번뜩 이해하기 녹록지 않다.
그래서 쉽게 풀어봤다.
‘세테크’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세금 좀 안다”고 하면 돈 벌 수 있어서다. 지난 8월 6일 발표된 개정안은 특히 ‘민생안정’에 초점을 맞췄단다. 우선 기저귀 같은 소모품에 대한 세금을 줄였고, 경차의 유류세 환급은 늘렸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도 늘렸다. 대신 경력 단절 여성을 다시 채용하는 기업의 세금은 줄였다.
기저귀·분유 부가세 면제 연장
‘재테크’의 제1단계. 저축? 아니다. ‘덜 쓰는’ 거다. 특히 자주 사는 물건은 쌀수록 좋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서민 이용 물품에 대한 세 부담이 경감된다. 영유아용 기저귀, 분유의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 기한이 3년 연장된다. 적용은 2017년 12월 31일까지다. 경차를 탄다면 기름 값도 더 줄겠다. 경차 연료에 대한 유류세 환급 특례가 2년 연장된다.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250원, LPG부탄은 리터당 161원 환급된다. 연간 10만원 한도다. 2016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여행을 자주하는 사람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가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해외 및 제주도 관광객의 휴대품에 대한 면세 한도가 기존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확대됐다. 또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산출세액의 30%를 공제해준다(15만원 한도).
체크카드, 공제율 30%→40%
물품 결제는? 체크카드나 현금으로 하면 유리하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30%에서 40%로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본인이 사용한 연간 금액이 작년 사용액보다 커야 한다. 적용 기간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여서 내년 연말정산 때에 올해 하반기 체크카드 및 현금영수증의 본인 사용액 증가분((올 하반기 사용액-지난해 사용액)×50%)에 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는 얘기다. 2016년 연말정산 때에도 올해 연간 총 사용액이 지난해 연간 총 사용액보다 커야만 추가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한편 축소 논란이 일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기존 적용대로 2년 더 연장된다.
재형저축 의무가입 기간 7년→3년
덜 썼다면 이제 저축하자. 서민층을 위한 저축이라고 나온 ‘재형저축’. 그간 의무가입 기간이 길어 가입을 망설였다면 이번 기회에 재고해보는 것도 좋겠다. 의무가입 기간이 기존 7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단 ‘서민층’에 한해서다. 여기서 서민층이란, 총 급여가 연 2500만원 이하 근로자이거나 종합소득 금액이 연 1600만원 이하인 사업자다. 고졸 중소기업 재직 청년(15~29세) 또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무가입 기간이 줄어듦에 따라 단기자금 운용에 좀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2배 뛰어
‘철새’처럼 이사 다녔던 무주택 세대주라면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겠다. 총 급여 연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 근로자의 경우,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대상 납입 한도가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확대된다. 2배나 뛴 셈이다. 그동안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재테크’를 해보겠다 했지만, 소득공제 한도가 120만원이었던 터라 ‘시원하게’ 저금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소득공제는 저축 납입액의 40%다. 총 급여가 연 7000만원이 넘으면 3년간 납입 한도(120만원)를 유지한다.
주택 구입비 부담도 다소 줄겠다. 장기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만기 10년 이상 15년 미만,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는 이자 비용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지금은 만기 15년 이상인 경우에만 이자 상환액을 공제해주고 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세액공제는 내년부터 신규로 대출받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주택 취득 당시 기준 시가도 4억원을 넘으면 안 된다.
‘경단녀’, 재취업 기회 늘어
출산, 육아를 포함한 가사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재취업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중소기업이 내년부터 ‘경력 단절 여성’을 재고용할 경우, 2년 동안 인건비의 10%를 법인세에서 감면받는다. 혜택 대상은 1년 이상 일한 여성이 출산, 육아를 이유로 퇴사한 뒤 3~5년 안에 재취업한 경우이다. 또한 중소기업뿐 아니라 개인사업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제공돼 재취업 기회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