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 의대 신경생물학과 이대열 교수와 서효정 교수는 게임에서 상대를 속이기 위해 '의도된 행동'을 하는 의사결정 과정 중 습관적으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뇌의 영역과 메커니즘을 원숭이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발행된 ‘사이언스’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원숭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원숭이의 의사결정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원숭이가 토큰을 얻지 못하거나 잃도록 만들어놓고 원숭이 두뇌 움직임을 계측했다. 그 결과, 원숭이들은 자신들이 반복한 행동 패턴을 컴퓨터가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서 그동안 반복해온 행동을 멈추고 컴퓨터의 예측과 반대되는 선택을 함으로써 전략을 역이용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전두엽의 뇌세포가 이같은 전략적 행동 변화 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속의 특정 부분이 자신의 행동 패턴, 상대의 행동에 미칠 영향 및 상대의 역전략을 파악해 전략적 행동 변화를 취하게 지령을 내리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교수와 서 교수는 연구 결과와 관련, "제한된 정보와 불확실한 환경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는 결과가 좋았던 과거 경험·행동을 반복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나 경쟁적 상황에서는 이런 습관적 행동 의사결정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런 습관적 행동과 의사결정 방식이 예측 가능해질수록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행동을 선택하는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밝혀냄으로써 자폐증·강박증·약물중독 등 사회 부적응 행동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