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트렉스 제공

빅트렉스 특수 플라스틱 '피크'

'피크(PEEK)'.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olyether Ether Ketone)의 약자로, 대표적인 고기능성 특수 플라스틱이다. 철·스테인리스·알루미늄 등 금속의 대체재로 두루 활용된다. 특히 전기·전자·자동차·반도체·의료·항공기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적용 가능해 미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피크 시장의 선두주자는 영국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업 '빅트렉스(Victrex)'다. 1970년대 피크를 개발한 유럽의 대표 화학기업 'ICI'의 직원들이 1993년 설립한 회사다. 빅트렉스는 피크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설립 직후부터 발 빠르게 마케팅을 전개했다. 현재 빅트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피크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환경 조건 변화에 견딜 수 있는 각종 '내성(耐性)'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영하 60도에서 영상 320도의 온도를 견딜 만큼 내화성이 뛰어나고, 외부 화학 작용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내화학성이 훌륭하다는 얘기다. 금속 못잖은 강도와 내마모성을 가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플라스틱의 일종이어서 가볍다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공정 절차가 줄어드는 것도 특징이다. 제조할 때 열로 융착(融着)하기 때문에 얻는 이점이다. 환경 보호도 된다. 이미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개발돼 무연 제조 공정이 가능해졌다. 남궁성탁(57·사진) 빅트렉스 아시아·태평양 지사장(한국·중국·대만·인도·호주·동남아시아 마케팅 총괄)은 "피크는 현존하는 플라스틱 소재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쟁력 덕분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피크를 선택하고 있다. 영국의 가전기업 다이슨(Dyson),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BOSCH)를 비롯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Boeing)도 피크 사용량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 기업도 피크를 자사 제품에 채택하고 있다. 남궁성탁 지사장은 "LG전자는 프리미엄급 냉장고의 컴프레서(compressor·압축기) 밸브를, 쿠쿠전자도 자사 전기밥솥 내부 용기를 피크로 교체하는 등 주력 제품에 피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트렉스는 최근 한국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독일·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빅트렉스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자사 피크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남궁성탁 지사장은 "이미 본사 측에선 미국·독일·일본 피크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피크 소재를 채택할 기업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의 (02)2182-1200 www.victr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