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의 공격으로 공인인증서 1400여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다.

순천향대 SCH사이버보안연구센터는 최근 2주일 동안 개인 컴퓨터에서 공인인증서 1400여건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센터는 “최근 악성코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IP 주소와 유출 날짜를 기록하면서 공인인증서를 수집·관리하는 서버를 발견했고, 해당 서버에 2주일간 1400여건의 공인인증서 리스트가 존재했다”고 전했다.

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공인인증서 유출은 사용자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용자도 모르게 감염되는 ‘드라이브 바이 다운로드(Drive by download)’ 형태의 악성코드를 심은 뒤, PC 내에 저장된 공인인증서 폴더를 압축해서 특정 서버에 전송하는 방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호스트 파일을 변조해 사용자를 금융 피싱 사이트로 유도, 개인 금융 정보를 빼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공인인증서를 불법 수집한 이 해커는 방화벽이 취약한 웹사이트 여러 곳에다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동현 연구원은 "해커가 공인인증서를 수집·관리하기 위해 웹서버에 페이지를 구축했으며 페이지에서 유출된 IP와 공인인증서를 저장하는 것으로 보아 파밍 공격을 받는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인인증서 유출을 최소화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사용자 PC에 저장하는 것을 삼가고 보안토큰과 스마트 인증을 통해 더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센터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공인인증서를 빼가는 악성코드와 수집 서버를 신고했고, 악성코드의 경로를 추적 중이다.

공인인증서가 유출되면 해커가 피해자 PC에서 추가로 빼낸 금융 정보를 이용, 불법으로 피해자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빼내가는 등의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금융피해가 발생했다면 당장 경찰청(112)이나 금융감독원(1332), 해당 금융회사 등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연구센터는 “공인인증서가 유출되거나 금융 사이트에서 보안카드 번호, 공인인증서 암호 등 과도한 금융 정보를 요구하면 한국인터넷진흥원(국번 없이 118)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