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등 행성 탐사를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카메라 기능을 탑재한 초소형 개미 로봇 ‘스와미(Swarmie)’를 개발 중이라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스와미는 다른 행성에서 외계인과 물의 흔적, 로켓 연료 등을 찾는 것이 주 임무이다.

개미 로봇은 기존의 탐사로봇(로버)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개미떼의 습성을 갖도록 만들어졌다. 혼자 힘으로 옮기기에 너무 큰 먹이를 발견한 일개미가 무리에 신호를 보낸 뒤, 서로 협력해 먹이를 개미집으로 나르는 습성에 착안했다.

NASA 케네디 우주센터 기술진은 개미 ‘로봇 떼’가 흩어져 탐색 작업을 벌이다 목표물을 찾으면 주위에 있는 다른 로봇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찾도록 명령을 입력하면, 로봇 떼는 일개미처럼 흩어져 탐색에 나선다. 목표물을 발견한 개미로봇은 주위에 무전을 보내 알리고 이를 감지한 다른 개미로봇들이 목표물로 접근해 함께 샘플 수집을 돕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스와미 로봇에는 고해상도의 촬영 장치와 무선 송·수신 장치, GPS 장치 등을 장착했다. 이동이 편리하도록 바퀴 또는 궤도가 달려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한 NASA 엔지니어 커트 로히트는 “더욱 작아지고 더욱 단순해진 로봇 하나하나가 모여 일을 해내는 것”이라며 “탐사 과정에서 로봇 하나가 파괴되거나 유실돼도 탐사가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에 ‘무리’로 나선 다른 로봇들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개미로봇은 여전히 시험 초기 단계다. 현재 개미로봇엔 바코드가 입력된 종이를 수집하는 프로그램만 탑재돼 있지만, 기술진은 수개월 내에 행성 표면을 파서 가치 있는 시료를 채취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로봇의 성패는 입력된 프로그램이 얼마나 로봇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NASA는 개미로봇이 우주에서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인명구조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미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이끄는 셰릴 마코 연구원은 “개미로봇은 지구에서든 우주에서든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위험하고 협소한 공간에서 목표물을 찾는 임무를 잘 수행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비용과 제약 때문에 행성 탐사는 인간이 직접 나서는 대신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해왔다. NASA는 로버가 갈 수 없는 화성 구석구석을 탐사하기 위해 뱀 로봇을,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바다를 탐험하기 위해 심해 잠수용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