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정말 위기일까. 삼성이 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가져야 한다는 외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현지시각) “세계적 신용평가기관 피치와 홍콩의 번스타인 리서치가 잇따라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피치사(社)는 “저가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했던 위상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삼성은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틴 소니 피치 싱가포르지사 팀장은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1%에서 내년에는 25%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등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s)와 곡선형 스크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바꿔놓지 못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홍콩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위기를 겪는 이유로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마진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꼽았다. 뉴먼은 과거 삼성에서 근무했던 애널리스트로, 올 들어 2번째 삼성의 주가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뉴먼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익을 유지하려는 전략은 실익이 없다(fruitless)”며 “삼성은 더 많은 것을 담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중국 업체보다) 더 비싸게 팔려고 하다 저가 스마트폰 공세를 펴는 중국 업체에 밀려 재고 스마트폰만 잔뜩 쌓아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약 20% 감소했다.

뉴먼은 또 자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 마진이 2013년 1분기 25%에서 차츰 19%로 줄어 급기야 내년에는 1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먼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주당 20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뉴먼은 “삼성은 상대적으로 왜소한 중국 기업보다 비용과 규모 면에서 우세하다”며 “삼성이 만일 다시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많은 중국 업체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