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X―T1

미러리스 카메라 춘추전국시대다. 거의 모든 카메라 브랜드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고 있다. 후지필름은 80주년을 대표하며 내놓은 걸작 X-T1으로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할 생각이다.

X-T1을 처음 딱 봤을 때 든 생각은 '정말 필름카메라처럼 생겼다'였다. 먼 옛날 레버를 돌려 한 장씩 촬영하던 기계식 수동 카메라를 닮았다. ISO와 셔터스피드, 노출보정, 드라이브 모드, 측광모드 등을 다이얼로 돌려 조작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배치해 놓았다.

레트로 느낌을 물씬 풍겨 패션 아이템으로 들고 다녀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X-T1은 자체개발한 'X-Trans CMOS Ⅱ' 센서와 'EXR 프로세서 Ⅱ' 이미지 프로세서로 빠른 조작 성능을 보여준다. 0.5초의 초기 구동속도와 셔터타임랙 0.05초 등 더욱 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환경을 카메라가 제공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예전 필름 카메라가 유행할 때 고유의 색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이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로 프로비아, 벨비아, 아스티아 필름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촬영 편의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카메라 와이파이 기능에 리모트 슈팅 컨트롤 기능이 탑재돼 스마트 폰 및 태블릿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촬영, 동영상, 터치 AF 및 셔터스피드, 조리개 등 카메라를 컨트롤할 수 있다.

다른 카메라들처럼 P(프로그램), A(조리개 우선), S(셔터속도 우선), M(수동) 등의 다이얼이 없어 잠시 당혹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내 곧 다이얼만 없을 뿐 모드는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전문가를 겨냥해 출시한 카메라라 그런지 이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진입장벽이 조금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LCD가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예전 필름 시대 때 카메라를 사용하던 유저와 레트로 느낌을 추구하는 신세대 유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카메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디자인에 걸맞은 강력한 성능은 덤이다. 가격은 바디가 149만9000원, XF18-55㎜ 렌즈가 포함된 렌즈킷이 199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