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은 기본… 터치식 셔터… NFC 기능으로 사진 수백장 무선 전송… 다양한 아트 필터로 사진 찍는 재미

여름 휴가를 맞아 하와이에 도착한 예슬씨. 카메라를 꺼내 바다색을 강조하는 강렬한 슬라이드 필름 효과를 선택한 뒤 바다를 배경으로 찰칵! 카메라 와이파이 버튼을 눌러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전송한다. 도착 인사와 함께 페이스북에 올린다. 사진을 보고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불과 1분만에 이뤄진 일이다.

카메라가 똑똑해지기 시작했다. 소형 카메라부터 미러리스, DSLR에 이르는 모든 카메라에 무선 통신 기능이 장착되고 화면 터치식 셔터는 기본이다. 수동 카메라 같은 복고풍 디자인을 고수하던 카메라 업체들도 최근 와이파이 버튼을 만들어 넣었다.

휴대성과 편리함을 내세운 스마트폰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뿐만 아니라 미러리스, DSLR 카메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카메라 업체들은 뛰어난 화질과 고성능을 갖춘 카메라에 스마트 기능을 집어넣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에서만 누렸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즐거움을 카메라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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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추가된 스마트 기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와이 여행을 즐기던 예슬씨는 멋진 장소마다 파인더 대신 카메라 후면에 장착된 LCD 창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터치 스크린 패널이 장착된 LCD 창 덕분에 원하는 곳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순간, 빠르게 포커스가 맞춰지고 셔터까지 작동했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을 때 화면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셀프 카메라족(族)을 자처하는 예슬씨는 가는 곳마다 셀프 사진 촬영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예슬씨는 카메라에 장착된 회전식 LCD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며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예슬씨의 가녀린 팔뚝으로 이 자세가 가능한 것은 카메라의 소형화·경량화 덕분이다. 예슬씨의 새 카메라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탄소섬유의 복합재료로 만들고 렌즈가 본체 안으로 수납되는 형식을 써서 부피와 무게를 확 줄였다. 카메라로 찍은 고화질 셀프 사진은 예슬씨 마음에 쏙 들었다. 휴대폰 카메라에서 셀프 사진을 촬영할 때 전면에 저화질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서, 휴대폰으로 찍던 셀프 사진은 화질이 늘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하와이 태초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마우이섬에 들른 예슬씨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풍경 앞에서 특별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카메라의 아트필터 기능을 사용해 빈티지 모드로 설정했다. 결과물에서 오래된 사진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예슬씨는 이외에도 설정을 바꿔 다양한 필름의 느낌으로도 찍어보고 영화 프레임의 한 장면 같은 사진도 찍었다. 스마트폰에 깔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용했던 기능들이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간 예슬씨는 카메라를 태블릿 PC 옆에 가져가 NFC (근거리 이동 통신) 기능을 켰다. 수백장의 사진 파일이 PC로 전송되고 저장되기 시작했다. 두 개의 휴대폰을 맞대면 자동으로 연락처가 전송되듯, 카메라와 기기를 맞대기만 하면 카메라 속 사진 파일이 무선으로 전송되는 기능이다. 예슬씨가 기존에 사진을 찍은 후 메모리카드를 리더기에 꼽고 컴퓨터와 케이블을 연결해서 일일이 사진 파일을 옮기던 방식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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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예슬씨. 마지막 날 찍은 사진들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아뿔싸. 카메라를 가방 깊숙이 넣어 선반 위에 올려놨다. 예슬씨는 잠시 고민하다 카메라 무선 원격 조정 기능이 생각났다. 가지고 있던 태블릿 PC를 켜고 카메라와 무선으로 연결하니 카메라 속 모든 사진들을 PC로 감상할 수 있었다.

카메라는 각종 스마트 기능들과 결합하면서 휴대폰 같은 편리함과 간편함을 갖추고있다. 핵심은 '화질'이다. 카메라의 화질은 필름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에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에 내장된 이미지 센서 크기는 소형 디카에서 사용하는 것의 8분의 1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 전문가용 DSLR의 이미지 센서가 소형 디카의 센서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대폰에 사용되고 있는 이미지 센서는 초소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손톱만한 필름으로 찍는 것과 손바닥만한 필름으로 찍는 사진의 화질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은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보기에 적당하게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 결과물을 큰 화면으로 보거나 인화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화질과 더불어 렌즈에서도 차별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줌이 되지 않는 초소형 단렌즈를 장착하고 있다. 단렌즈이다 보니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스마트폰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수씨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다 보면 망원렌즈나 줌렌즈를 사용 할 수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에 대부분의 소형 카메라에는 줌렌즈가 장착돼있고, 미러리스나 DSLR은 광각부터 망원까지 다양한 렌즈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사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길을 가다가 재밌는 일이 벌어지면 너도나도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 찍기 바쁘다. 사진가 심은식씨는 "관심이 높아진 만큼 사진에 대한 욕심도 증가하고 있다"며 "그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카메라다"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고 소비하는 성향에 따라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DSL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메라 중 하나를 선택하겠지만, 고품질의 사진과 성능을 원할수록 자연스럽게 상위 기종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다양한 렌즈를 겸비하고 뛰어난 성능을 지닌 카메라들이 스마트폰의 편리함과 결합해 다시 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