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기자 = digitaljh@chosun.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bnt스튜디오에서 한껏 멋을 낸 한 여성이 수줍은 미소를 띠며 화보 촬영에 한창이다. 늘씬한 몸매와 큰 키에 단아하면서도 청순한 외모가 마치 탕웨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누구일까? 최근 ‘사랑의 아리랑’ 앨범을 발매한 국악트롯 가수 박규리다.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교육자의 길을 걷다 돌연 가수로 활동하게 된 가수 박규리와의 유쾌, 상쾌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국악 교육자에서 가수가 되기까지
가수 박규리는 청와대 초청공연과 남아공 넬슨 만델라 초청공연 등 국내외 다양한 공연에 참석했고, 한국 국악협회 최우수강사와 대구연극제 무대예술상, 무궁화예술단 지도자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보유한 국악인이었다. 국악인으로서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돌연 모든 걸 버리고 가수활동을 하게 된다. “최근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우리나라 아리랑이 중국의 민요로 등재될뻔한 사연이 있었어요.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 민족 중 하나라는 것이 그 이유에서죠. 하지만 아리랑은 우리 고유의 민요이기 때문에 이를 안 우리 전통 문화인들이 이를 막았어요. 우리 문화를 알리지 않으면 우리 것을 빼앗길 수 있어요” 라고 말하는 그녀는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전통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고, 이것이 그녀가 가수로 활동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 1집 앨범 ‘사랑의 아리랑’

아리랑과 트로트가 만났다. 1집 앨범 ‘사랑의 아리랑’
아리랑과 트로트가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가수 박규리는 예전 강연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국악이라는 전통 장르에 대중적인 트로트를 가미해 ‘사랑의 아리랑’ 앨범을 발매했다. 그녀는 “강연할 때 국악만 들려드리면 사람들의 반응이 미온했는데, 트로트를 접목해보니 훨씬 반응이 좋았어요” 라고 말하며, “트로트는 음악의 한 장르이고, 트로트로 공연을 시작해서 국악으로 가면 관객들이 완전히 몰입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1집 앨범 ‘사랑의 아리랑’은 국악을 세상에 더 가깝게 하려고 3년 동안 고심해 발매한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아리랑’이 불리는 그날까지!
사실 가수 박규리는 어릴 적부터 예술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그 간의 경험들이 겸비돼서 나이에 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가수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방송과 강의를 통해 우리 문화를 전파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이가 들면 국악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라며 장기적인 목표까지 말하는 당찬 그녀다.

가수 박규리는 인터뷰를 마치며 가수 활동을 시작하고 겪게 된 고충을 털어놨다. “순수 예술을 해왔던 저로서는 강의를 비롯해 모든 생계활동을 그만두고 남들보다 늦게 가수 활동을 시작하려니 힘든점이 많아요." 라며, "하지만 그럴때마다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전파시키기 위한 제 꿈을 그리며 더욱 매진하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남들보다 비교적 늦은 시작인 만큼 진중하고 더욱 진솔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그녀의 깊은 마음이 하늘에 전해져 국악의 현대적인 변형과 계승을 통한 대중음악이 전국에,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국악 붐이 일고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