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스윙파크 김잔디 대표

(박지혜 기자 = digitaljh@chosun.com) "춤이 내 인생에 들어올 줄 몰랐다", 스윙 세계 챔피언 김잔디의 말이다. 그녀는 여자 공고 1회 졸업생에서 공대 그리고 S사 연구소 여성 엔지니어로 미래를 꿈꾸며 일을 사랑하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스윙 댄스를 만나고 소위 말해 춤에 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메리칸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스윙 세계 챔피언이 된다. '스윙 댄스'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스윙파크 김잔디 대표의 용기와 열정 가득한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모험을 확신으로 전환한 미국행, 그리고 세계 챔피언

"마사 그레이엄은 현대 무용의 창시자입니다. 이분이 23세 에 처음 발레를 시작하셨거든요. 그 글에서 저도 용기를 얻어 스윙을 도전하고, " 너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가라."라는 말에 미국에 가게 됐어요." 어느 순간 스윙 댄스에 매료되어 직장 일과 스윙댄스를 병행하던 김잔디 대표. 아메리칸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사실 그 시기 한국에서 무리한 활동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고 인간관계도 꼬일 대로 꼬인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은 달랐다. 그녀의 실력도 인정받고, 나를 소중한 존재로 여겨주는 사람들을 만나 자신감도 얻게 됐다. 그녀는 미국에서 한국에선 느끼지 못한 재능을 확인하게 된다. 모험을 운명이라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전설의 댄서 노마밀러, 그리고 레전드 오브 스윙 인 코리아(LSK)

그녀는 미국에서 우승으로 야심찬 그림을 그리고 한국으로 귀국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도 3년 내내 연봉 600만 원 정도의 삶에 지쳐가고 있었고, 겉은 화려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행복해야 할 시기에 절망하고 있었다. 주변에서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국내 최초 2012년 북미투어에 도전하게 된다. 또 한 번 큰 꿈을 품고 떠났지만 같이 일하기로한 오거나이져가 사라져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지내게 된다.

그때 92세 노마밀러라는 댄서를 만나게 된다. 노마밀러는 4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댄서다. 40년대는 공연을 하다가 경찰이 오면 도망을 가야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스윙 댄스라는 춤을 80년을 해오신 인물이었다. 90이 넘어서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스윙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김잔디 대표는 고작 10년을 하고 불평하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 레전드를 모셔 사람들에게 춤의 장점을 통해 100세의 행복을 알려야 겠다 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진행된 것이 레전드 오브 스윙 인 코리아(이하 LSK).
 
LSK는 2박 3일 동안 댄스 레전드를 모시고 공연, 워크샵, 파티, 대회를 하는 재즈음악과 춤의 페스티발이다. 지난 6월 3회째를 맞이한 행사다. 그녀는 LSK를 매년 하면서 스윙댄스에 대한 궁극적인 이유가 확실해지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한다. 참가자들 또한 모두 감동을 받고 간다. 춤으로 하나되는 축제의 장인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전설적인 스윙댄서의 경쾌하고 명랑한 춤과 국악이 어우러진 LSK가 본격화 되기도 했다. 한류의 또다른 열풍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김잔디 대표는 LSK가 매년 확장되고 있지만, 매 회 빚을 지고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이젠 기업 및 개인의 후원을 기다리는 바램을 내비치기도 한다.

스윙 댄서를 위한 재단 설립 하고파, 그리고 ‘100·100 프로젝트'

지난 6월, 제3회 LSK를 앞두고 메이블리라는 90대 전설의 댄서를 한국에 모셨다. 하지만 한국일정이 무리였는지 현기증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어깨와 골반이 골절됐다. 댄서로서는 다시는 춤을 출 수 없을지도 모르는 아주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하지만 고령에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여행자보험도 그 어떤 의료 혜택도 받을 수 없었고, 고가의 수술비용의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김잔디 대표는 해외 스윙네트워크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그렇게 모인 돈이 무려 1800만원이었다. 이런 기적같은 도움으로 할머니는 인공고관절을 심는 수술을 할 수 있었고 수술이 잘 되어서 다시 탭댄스를 출 수 있게 되었다.

김잔디 대표는 이 사건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댄서들은 다칠 위험이 큰데 보장을 못받는다. 부상으로 인해 댄서들을 케어해줄수 있는 재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십시일반이 아닌 안정적으로 댄서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스윙댄스 1세대로서 동료 댄서들이 다치거나 곤경에 처했을 때 그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재단을 만들어야 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위기를 기회삼아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의 꿈을 꾸는 그녀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의 또다른 꿈은 100명의 댄서들에게 100년의 직업을 줄 수 있는 일명 `100·100 프로젝트' 다. 이 꿈을 위해서는 탄탄한 기업 있어야 하고 스윙파크와 LSK가 그 중추가 되야한다고 말한다. 대회, 페스티발, 공연을 잘 진행해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많은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 주고싶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그녀의 용기와 열정 그리고 인내가 동시에 묻어났다. "처음에 취미로 시작했는데 취미가 좋다보니 열심히 하게되고 인내를 가지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기회가 되고 기회가 보이니 운명이 되더라" 라고 말하는 그녀는 운명을 가꿀줄 아는 사람이다. 운명이 된 ‘스윙 댄스’ 를 자처초연(自處超然)의 자세로 13년간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달려왔다. 그 인내의 열매 또한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이 달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기에, 그래서 그녀 인생의 또다른 멋진 스텝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