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종합건설 백종서 대표

(최선영 기자 = digitalhe@chosun.com) 시종일관 선한 미소를 잃지 않는 남자, 동인종합건설의 백종서 대표이사. 한편으로는 너무 진지해서 인터뷰를 잘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선한 미소만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평소 여가 시간 없이 바쁜 그를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만났다.    

경수제철 그리고 동인종합건설

설립한지 이제 10년 조금 넘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동인종합건설은 2011년 매출액 600억 돌파했다. 동인은 제약회사, 자동차부품공장, 전자공장 등 산업시설을 전문으로 건설하는 종합건설회사다. 그리고 동인을 뒷받침하는 경수제철은 공장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공장의 뼈대를 이루는 철 구조물을 제작, 설치하는 회사다.

경수제철은 20년 전, 동인종합건설은 10년 전에 설립됐다. 건축을 전공한 백 대표는 졸업 후, 엔지니어링회사에서 11년 동안 근무하면서 사업을 계획하고, 이후 경수제철을 먼저 설립했다. “그 당시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니 꼬박 20년을 저축해야 아파트 18평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IMF 외환위기, 신뢰를 뛰어넘어 고객감동

97년 대한민국 외환위기 당시, 모든 경제활동이 멈췄다. 아무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이라 더 힘들었다. 백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잃은 것도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그는 “그 시기를 버텨냄으로써 내성이 더욱 강해졌다”며 그 당시를 회상한다. 특히,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사람’ 이라고 말한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람’ 이다. 인재를 적소에 배치하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축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의 기량에 맞게 포지션을 정하는 것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위기에 맞닥뜨리더라도 사람이 잘 배치되어 있으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성실하고 정직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신뢰가 있어야 위기 시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가장 기본일 수 있으나, 본질에 충실히 하며 내실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요즘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났는데, 정직하지 못함에서 비롯되었다. 현장에서 잘못된 것이 발견되면 감추기에 급급해 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일을 아무리 잘해도 고객의 신뢰가 없다면 소용없다.

블루오션을 잡아서!

그는 작년부터 방글라데시에 ‘IT 연구소’를 짓고 있다. 전체 공정률은 60% 정도다. 현재 국내 건설 시장은 한계가 있기에 국내 시장만 고집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아시아 지역은 향후 2~30년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 건설 회사는 미국 시장에 선뜻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법이 엄격하기 때문에 쉽게 뛰어 들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진출하기 힘든 곳일수록 도전하고 싶은 백 대표. “지난해 미국 시장에 1500만 불정도(한화 170억 정도) 규모의 공사를 진행했는데 무사히 잘 끝났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요즘 많은 회사들이 10년, 20년 주기로 생기고 없어지는 추세다. 그는 우리나라의 장수기업으로 꼽히는 유한양행이나 삼양사처럼, 나중에 은퇴를 하고나서도 회사가 100년, 200년 장수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꿈을 내비쳤다. 그리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건축 자제와 같은 관련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고 싶다는 그. 지금까지 꾸준히 고객을 찾아가 공을 들였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찾아오게끔 창조해 나갈 계획이다. 평소,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앞으로 전 세계 고객을 감동시키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