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 후 다시 직장을 얻기 전까지 일정 기간 받게 되는 실업급여의 하한액이 현행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하향 조정된다. 현재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받는 구직자들보다 더 적은 소득을 얻고 있는 ‘역전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현행법에 따르면 실업급여는 이전 직장에서 지급받던 평균임금의 50%를 지급받도록 돼있다. 다만 상한액은 1일 4만원,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로 제한된다. 이전 직장에서 매달 240만원 이상 받았다면 상한액인 120만원(4만원x30일)을 실업급여로 받게 되고, 아무리 전 직장에서의 급여가 낮았어도 112만 5360원(최저임금 시급 5210x0.9x8시간x30일)은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월 소정근로시간(주 40시간 기준으로 초과·휴일 근로 등 추가 수당을 받지 않는 경우의 근로시간) 209시간을 채워 일하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월급을 따져보면 108만 8890원으로 실업급여 최저금액보다 4만원 가량 적다는 것이다. 즉, 일단 실업급여 수급요건만 채울 수 있으면 일을 하지 않아도 ‘무조건’ 최저임금보다는 더 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상·하한액 격차가 지속적으로 축소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2006년 이후 8년간 실업급여 상한액이 4만원으로 동결된 반면 하한액은 기준이 되는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매년 상승하면서 현재 하한액 격차는 7만 4640원까지 좁혀졌다.

이러한 역전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20일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현행 90%에서 80%로 내리고, 상한액을 1일 5만원으로 높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라 실업급여를 계산해보면 상한액은 월 150만원, 하한액은 10만 320원이 된다. 상·하한액의 차이는 40만원 가까이 벌어진다.

고용노동부는 입법예고 후 국무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 수급권자에게는 현행 최소 실업급여 수준을 보장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년 7월로 예정된 고용보험제도 도입 20주년을 맞아 고용보험 제도 전반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실효성 있는 방안이 도출될 경우 노사의견을 수렴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