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기자 = bombom@chosun.com) 세월이 가도 한결 같은 품질을 고집하는 명품 브랜드. 그 바탕에는 고급 원재료, 엄격한 공정 과정, 완벽한 A/S제도가 있다.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뛰어난 품질 유지의 표본을 보여준다.

에르메스는 가죽을 참나무 껍질과 함께 구덩이에 넣고 8개월 이상 무두질을 한 후 갈라지지 않는 가죽만을 고른다. 실크 스카프 한 장을 만드는 데 누에 250 마리가 필요한데, 원가만 해도 2000달러에 이른다.

에르메스의 가죽 아뜰리에에는 7백여 명의 가죽 장인이 있다. 견습공들은 프랑스 가죽 장인학교 졸업 후 2년의 수련 과정을 거쳐서 가방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받는다. 에르메스 대표 핸드백인 켈리백과 버킨백은 최소 10년 이상 경력의 장인만 제작 가능한데 한 명의 장인이 모든 제작 공정을 혼자 담당하고 제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32시간 이상이 걸린다. 핸드백 제작 시 장인의 서명, 제작연도, 태스크 번호 등을 새기고 향후 수선을 위해 연도·종류·색상별로 가죽을 보관한다. 수십 년이 경과한 제품도 신상품과 똑같이 수리해 준다.

구두 브랜드 테스토니(A. Testoni)도 1929년 창립 이후 같은 공법을 고수해 견고성, 유연성, 친환경성의 원칙을 지킨다. 주머니 공법(Glove effect)으로 공기가 찬 염소가죽주머니를 구두 밑창에 삽입하고 밑창은 이중박음질 해 튼튼하게 완성한다. 대표 상품인 ‘에고(ego)’는 구두를 신은 후 5~6일이 지나면 신은 사람의 체온에 따라 발 모양으로 신발 밑창 형태가 만들어진다. 또 친환경적인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해 가죽을 붙인 뒤음질하고 세탁해 접착제를 씻어낸다.

이처럼 최고의 품질은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한다. 하지만 작가의 예술혼만 고집한다고 품질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과의 호흡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양질의 제품이 지속될 수 있다.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은 호그(HOG·Harley Owners Group)라는 동호회를 갖고 있다. 전 세계 1300여 지부가 있는 HOG는 할리 데이비슨을 구입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호그는 매년 국제대회를 개최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경영 전략에 반영한다. 모터사이클 '포티 에잇'은 소비자의 의견을 참고해 제품에 반영하고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둔 대표 제품이다.

품질은 끊임없는 반성과 혁신에 있다. 고급 자원과 정성은 높은 성과를 만들고, 기술과 품질을 높이는 데 재투자해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품질은 작은 기업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원천이다.

디지틀조선일보는 한국소비자안전학회와 함께 양질의 제품,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사랑 받고 세계 시장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업을 심사해 '제 5회 소비자가 선정한 품질만족대상' 수상 브랜드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소비자 직접 투표와 산학전문가 심사를 거쳐 31개 제품 및 서비스를 선정했다. 조선닷컴 회원과 행사 홈페이지 방문자 1만437명을 대상으로 20개 분야 197개 부문, 936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전문가의 최종 심사 및 검토가 진행됐다. 수상한 브랜드들은 품질만족도·인지도·구매 실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5년 연속으로 뽑혔고, 가연결혼정보·편강한의원 등은 4년 연속, 국제이주공사·NH스마트뱅킹ㆍ시나공ㆍ해피랜드F&C 등은 3년 연속 선정됐다. KT광대역 LTE 는 2년째 수상 명단에 올랐고 기적의 계산법·노벨뷰·동부증권MTS·마운티아·롯데백화점·부산은행·삼성생명 인터넷보험 라운지·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스티앤컴퍼니(ST&Company)·59쌀피자·세사리빙(SESA Living)·캘러웨이 스크린골프·파리바게뜨·Dr.DOG(닥터독)·GS&POINT(지에스앤포인트)·iPVC수도관은 올해 처음 수상했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소비자를 만족시킨 뛰어난 품질 사례를 소개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