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기자, 김유경의 푸드인사이드] 미슐랭스타셰프가 선사하는 이탈리아 가정식, 오스테리아 꼬또

(김유경 기자 =  digitaljh@chosun.com) 리스토란테(Ristorante), 뜨라또리아(Trattoria), 오스테리아(Osteria), 피제리아(Pizzeria). 이탈리아 본토에 가면 메뉴, 분위기, 운영방식, 가격대별로 식당을 다르게 부른다. 리스토란테는 레스토랑의 이태리식 표현으로 풀코스메뉴와 와인리스트, 디저트와 화려한 치즈트레이가 있다. 뜨라또리아에는 비교적 캐주얼한 메뉴와 간소한 와인리스트, 간단한 디저트나 치즈가 있다. 오스테리아는 위의 두 식당에 비해 메뉴구성이 자유로워서 식당에 전문화된 단품메뉴와 와인이 있고, 예약 없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캐주얼한 식당이다. 서울 신사동과 청진동에 가면 이탈리아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오스테리아 꼬또(Osteria Cotto)가 있다.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에서 온 송훈 셰프

오스테리아 꼬또는 송훈 셰프가 지휘하고 있다. 브랜드 컨셉 설정부터 메뉴 구성, 식자재 구입, 레시피 제작까지 모든 것을 총괄한다. 송훈 셰프는 뉴욕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렵다는 Eleven Madison Park의 수셰프(Sous Chef)로 있다가 작년에 오스테리아 꼬또로 영입되었다. Eleven Madison Park는 뉴욕 타임즈 4스타,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뉴 아메리칸 레스토랑으로 전 세계의 미식가들이 찾는 곳이다.

송훈 셰프는 그 곳이 미슐랭 스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주기적으로 메뉴를 바꾸고, 18가지의 코스를 제공하는 동안 테이블 앞에서 매직쇼, 불쇼, 스모크쇼, 칵테일쇼 등을 보여줘 마치 하나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뉴욕에서 송셰프가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함과 타고난 미각도 있었지만 좋은 멘토를 만나고, 진정성있는 추천레터를 써주는 오너를 만나 제 때 비자를 받고 오랫동안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1997년 한국인 최초로 뉴욕 레스토랑의 수셰프가 되고, 2002년 에는 미국 유명 셰프와 함께 보퀴스도르라는 프랑스 요리대회에 출전한 미국에서 명불허전한 셰프다.

재료 본연의 맛, 그리고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조합

송훈 셰프가 시그니쳐 메뉴로 선보인 요리는 3개월 미만의 어린 돼지를 통째로 조리한 ‘마이알리노(위)’와 홈메이드 구완찰레의 매콤한 토마토소스 부카티니(아래)다.

마이알리노는 부드러운 고깃살과 오븐에서 직접 구운 바삭한 돼지 껍데기로 여러가지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메뉴다. 송훈 셰프는 “요즘 뉴욕의 트렌디한 레스토랑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바삭함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추구한다”며 마이알리노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먹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는 요리다.  

두번째 메뉴는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본토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적인 스파게티다. 여기에 들어가는 구완찰레(Guanciale)는 이탈리아 중부에서 기원한 특산 베이컨으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로 꼽힌다. 부카티니(Bucatini)는 빨대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는 파스타로 일반 스파게티면보다 5배나 굵은 것이 특징이다. 오스테리아 꼬또는 주방에서 돼지 볼살을 직접 소금에 절여 한 달 동안 염장을 시켜 만드는데, 베이컨과는 또 다른 꼬릿한 향이 있어 중독적인 맛이 있다. 굵은 파스타면 덕분에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 가운데 바삭하게 익힌 구완찰레가 씹히는 재미가 있다. 

송훈 셰프가 오스테리아 꼬또에 영입되기 전까지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과 특급호텔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SG다인힐의 오스테리아 꼬또를 선택한 계기는 주방과 홀 사이의 문턱이 낮아 자유로운 분위기고, 주방에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체되지 않은 환경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있는 송훈 셰프는 오스테리아 꼬또를 SG다인힐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우리나라의 외식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겸손한 자세로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하는 요리 꿈나무가 많아야 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머리로 배우는 것보다 현장에서 기초부터 몸으로 직접 익히는 것이 좋은 셰프가 되는 지름길임을 강조한다. “오스테리아 꼬또의 키친은 선진화된 매뉴얼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 유명 레스토랑의 선진 문화를 배우고 싶다면 우리 키친에 와서 요리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