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영 기자 = digitalhe@chosun.com) ‘중앙연극’ 극단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연극 <The Actor’s Nightmare>를 서울 대학로 ‘중앙대학교 공연예술원 스튜디오시어터’에서 정기공연 한다. ‘중앙연극’ 극단은 56년 전통의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모체로 하여 2008년 창단되었고 현재 극단 대표는 김두영 교수다. 이번 공연은 창단 공연 ‘겨울이야기(셰익스피어)’ 이후 5번째 무대이다.

연극 <The Actor’s Nightmare>는 미국의 유명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크리스토퍼 듀랭(Christopher Durang)’의 원작으로서, 제목과는 다르게 공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다. 하지만 그 웃음 안에는 각자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장치들이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과 차별화를 둔 것이 있다. 바로 무대장치다. 원작은 빈 무대를 배경으로 두었다면, 이번 무대는 외관상은 아름다워 보일 수 있으나 의도를 들여다보면 감옥과 같은 느낌으로 연출했다.

공연은 무대 위에 던져진 주인공 ‘조지’로부터 시작된다. 연출자의 의도는 조지를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탄생한 아기와 같은 존재로 본다. 그리고 무대 위 배우들은 그들의 요구대로 조지가 움직여 주기를 바라며 억지스럽게 그를 이용한다. 조지는 그런 세상에서 어긋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애쓴다. 그들은 조지를 돕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가 자신만을 위할 뿐이다.

이처럼 우리시대의 인간들도 사회가 만든 감옥, 혹은 사회화된 내가 만들어낸 감옥을 현실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스스로가 무기력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불행을 외면하기 위해서 혹은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달린다. 하지만 그것도 스스로가 만들어낸 허상일지 모른다. 그것이 모두가 소름 끼치게 긴장되는 시간들 속에서 ‘진짜 나’라는 환상-어쩌면 악몽-의 시작일지 모른다. 

이은영 연출가는 “너무 무겁고 심각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이번 연극을 통해 관객들도 또 하나의 배우가 되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욕망 때문에 타인을 감옥에 가두어 놓고 그것을 망각해버리지는 않는가?’ 생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은 오는 29일 저녁 8시, 30일 8시, 31 저녁 7시30분 총 3회이며, 예술 감독 최재오, 연출 이은영, 출연진은 이준호, 안미정, 하현지, 윤미경, 서일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