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샛별 기자 = digitalsb@chosun.com) 연구원, 커피향에 눈 뜨는 삶으로의 변화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있었던 한 남자. 하지만 즐겁지 않았다. 자신이 더욱 행복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무작정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제 2의 인생을 위해. 언제나 행운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온다. 그리고 커피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김창희 대표는 일본 여행을 하면서 우연히 커피 사업을 30년간 운영한 장인을 만나게 된다. 그는 장인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배우는 과정이 즐거웠다. 자연스레 커피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그러나 1998년 당시, 한국은 커피사업 자체가 생소했다. 10명 중 9명은 일명 믹스커피를 마시던 때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 일 자체가 행복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4년 간 일본 ‘마이스터 커피(MEISTER COFFEE)’ 에서 체계적으로 커피를 배운 후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마에스터 커피’라는 이름으로 커피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불가능하다면 가능하게, 고품질의 원두를 직접 공수

하지만 사업은 쉽지 않았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선 양질의 생두를 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좋은 생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자메이카 최고 품종인 블루마운틴은 생산량의 90%가 일본시장에 유통되는 독점구조를 가지고 있어, 국내에서 좋은 원두를 유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직접 발로 뛰었다. 일본에 가서 고급원두를 가져오고, 심지어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원두 산지에 가서 직접 맛을 보고 상태를 점검했다. 이렇듯 직접 해외를 다니며 생두를 수매한 결과,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원두를 제공할 수 있었다. 주로 국내 개인 커피사업을 하는 점주가 주고객인데, 10년 이상 거래를 한 단골 손님이 많다. 그들에게 원두의 품질은 인정받은 셈이다.

그 외에도 마에스터 커피는 일본 Fuji Royal의 로스터기와 Grinder의 공식 판매점으로 로스터기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카페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이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핸드드립기계를 판매하며 직접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커피기구와 원두의 품질을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게 됐고, 유명드라마 ‘커피프린스’의 실제 모델로 내부 기구 등을 협찬도 했다. 현재는 원두와 커피기구 사업 외에도 ‘아르시오네(Alcione)’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고품질의 마에스터 커피를 직접 맛볼 수 있다.

동양문화를 고려한 커피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짧은 유통기한으로 승부

마에스터 커피의 장점은 일본 커피의 이점을 우리나라 커피문화에 잘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양과 동양은 문화적 차이에 선호하는 커피의 맛이 다르다. 가령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서양과 담백한 음식이 많은 일본과 한국은 선호하는 커피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김대표는 일본과 한국은 좌식문화, 숭늉 문화 등 생활 양식적 부분에서 닮은 부분이 많아 커피 선호도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또한 원두의 유통기한을 줄여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이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창업주와 커피애호가들을 위해 창업교육과 커피 투어 진행

뿐만 아니라 마에스터 커피는 커피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과 창업주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커피 창업 교육과 1년에 2번 일본 커피 투어를 하고 있다. 이로써 커피를 좋아하는 마니아와 창업주들에게 폭넓은 경험과 교육을 하려 힘쓰고 있다. 또한 앞으로 카페뿐만 아니라 직장, 가정 등 생활속에서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원두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면 기계를 무료로 임대하는 원두 판매 사업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고객 · 창업주 · 마에스터커피 모두 행복해지는 사업하겠다

김창희 대표는 앞으로 “신선하고 마에스터만의 특징있는 커피를 소비자에게 안정되게 공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눈은 속여도 입은 못 속인다”며 “고객들에게 늘 맛있는 커피를 공급하고 더 나아가 커피 창업주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고객과 마에스터 모두 행복해지는 사업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것보다 창업주와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김창희 대표. 얼마나 많이 팔 것인가보다 주고객인 창업주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져왔다. 그리고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피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했다. 양질의 원두와 대표의 마음이 커피에 어우러져 고객의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