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 kkm126@chosun.com) 1999년 2월, 세계 최초의 복제 젖소(송아지) '영롱이'가 탄생했다. 당시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를 지낸 황우석의 등장과 줄기세포는 화제였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등을 만들어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결국 논문 조작과 줄기세포 허위 배양 등으로 교수직에서 파면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알앤엘바이오와 일본의 만능유도줄기세포 파동으로 줄기세포연구가 또 한 번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의료분야 중 줄기세포는 우리주위에 가까이 있지만 멀게 느껴지는 분야중 하나로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임상분야의 세계적 강국에 속하며 여전히 많은 연구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줄기세포가 향후 치료·미용 등 다방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제약시장의 많은 부분 또한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용·치료 등에 탁월한 지방유래 줄기세포

줄기세포는 신체 내 모든 세포나 조직을 만들어 내는 기본적인 세포이다. 분화를 멈춘 배아 단계의 미분화 세포로 뼈·내장·피부 등 각 신체 기관 조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분화능력을 가졌다. 이처럼 미분화 상태인 줄기세포에 적절한 조건을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여러 방면의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줄기세포와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는 몇 가지 규제와 한계를 갖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원들은 규제가 약간 풀린다면 현재의 기술력과 여건으로 한국이 세계의 줄기세포분야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줄기세포는 신체 여러 곳에 정상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 이를 추출·보관·배양하여 치료 및 건강 목적에 사용하고 있다. 다만 배양해서 사용하는 것은 정부에서 엄격한 한계를 뒀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뉘며 최근에는 윤리적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세포분야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종류에는 제대혈(탯줄혈액)·태반·골수·지방이 있는데 그중 인체의 지방에 많은 양(골수줄기세포의 약100~1000배)의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알려져 최근 이를 이용한 치료·건강증진·미용목적으로의 사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방유래 줄기세포는 채취가 용이하고 연령에 따른 활성차이가 적어 채취가 어려운 골수나 출산 시에만 채취 가능한 제대혈·태반에 비해 각광받고 있다.

기화가거(奇貨可居), 줄기세포 추출장비 휴리셀… 새 길 열릴 듯

줄기세포는 특히 성형분야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복부나 다리 등에 축적돼있는 지방을 채취해 현장에서 바로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포함된 SVF(신선기질세포)를 휴리셀을 통해 추출하고 이를 즉각적으로 미용 및 건강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휴리셀’은 휴림바이오셀과 탑 메디바이오 정성일 대표원장이 공동 개발한 줄기세포 추출장비이다. 또한 치료분야에서도 SVF가 통증이나 당뇨병·혈관질환·림프종·심근경색 등에 좋은 결과를 보여 이것을 신의료기술유예 분야로 정부에서 지정하기도 했다.

지방유래줄기세포가 혈관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은 이미 논문 등을 통해 입증됐으며 파미셀이라는 회사에서는 허가를 받아 심근경색 치료에 골수유래줄기세포를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분야에서의 활용이 가능한 SVF의료시장이 열릴 수 있는 이유는 이를 추출할 수 있는 장비의 개발이 이루어져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이용하는 것이 엄격히 제한되어있는 현재 국내의료시장에서는 SVF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배양이라는 과정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탑 메디바이오 정성일 대표원장은 “휴리셀은 국내의 여러 국산·수입 장비 중에서 현재 식약처를 포함한 기타 기관에서 인정한 가장 안전하고 많은 양의 줄기세포가 포함된 SVF추출 장비”라며 이것은 “완전자동화를 이뤄내 분리 중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의 위험요소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림메디컬은 태국의 미용성형그룹 뷰티비 컴퍼니에 줄기세포 추출장비인 ‘휴리셀’을 50대를 수출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50여개의 병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중국·일본·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 수출됐다.

더불어 스페인·미국 등 유럽 등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 원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의 휴리셀 장비를 이용하는 병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앞으로 미용·건강·치료분야의 공동임상을 진행, 이를 토대로 아시아태평양 SVF줄기세포학회를 만들 계획이다.

한류의 영향 등으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미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분야는 첨단과학 기술의 한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임상과 의료기술을 접목해 창조적인 의료의 분야를 개척하고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